[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최순실 씨 국정농단 파문과 관련해 두 번째 대국민담화를 갖고 다시 한번 사과를 했지만 성난 민심을 되돌리기에는 부족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춘추관 2층 기자회견장에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란 제목의 대국민담화문을 침통한 표정과 함께 간간이 울먹이는 목소리로 읽어 내려갔다.

박 대통령은 ‘송구’, ‘잘못’, ‘불찰’, ‘용서’, ‘죄송’이란 표현을 10여 차례 써가며 거듭해서 사과의 뜻을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4일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란 제목으로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과 관련해 두 번째 대국민사과를 했다. [사진=헤럴드경제DB]
박근혜 대통령은 4일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란 제목으로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과 관련해 두 번째 대국민사과를 했다. [사진=헤럴드경제DB]

박 대통령은 “이 모든 사태는 모두 저의 잘못이고, 저의 불찰로 일어난 일이다. 저의 큰 책임을 가슴 깊이 통감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 깊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특히 “저 역시 검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각오”라면서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까지도 수용하겠다”며 당초 검찰조사를 뛰어넘는 특검 수용 의사까지 밝혔다.

박 대통령의 이날 대국민담화는 지난달 30일 최순실 씨의 귀국, 이튿날 검찰 출석, 2일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 내정, 그리고 3일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 임명에 이은 일련의 잘 짜인 시나리오에 따른 국정수습책의 마지막 수이자 클라이막스였다.

그러나 정치권과 민심은 박 대통령의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이다.

야권은 박 대통령이 2선 퇴진과 책임총리 권한이양 문제를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여전히 국정주도권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고,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에 대해 ‘특정 개인’이 이권을 챙기고 위법 행위를 저질렀다는 식으로 거리를 두려 했다며 비판했다.

야권은 박 대통령이 “여야 대표님들과 자주 소통하면서 국민 여러분과 국회의 요구를 더욱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며 사실상 ‘영수회담’을 제안한데 대해서도 부정적인 기류다. 여권 내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형편이다.

민심은 이미 박 대통령에게 탄핵을 선고했다.

한국 갤럽이 이날 발표한 박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는 5%까지 붕괴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기록했던 6%에도 1%p 모자란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저 기록이다.

박 대통령의 두 번째 대국민담화 발표 전 여론조사 결과라는 점과 두 번째 대국민담화에 대한 평가도 부정적이라는 점에서 더 몰락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박 대통령이 “무엇으로도 국민들의 마음을 달래드리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면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기만 하다”고 토로한 대목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 상에서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가수 이승환 씨는 페이스북에 “내가 이러려고 가수 했나”는 글을 올렸고, SNS와 인터넷상에서는 “내가 이러려고 대한민국에 태어났나”, “내가 이러려고 ○○○가 됐나” 식의 글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예정된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2차 주말 촛불집회에는 5만여명의 가까운 시민이 집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 집회는 최순실 파문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신대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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