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트럼프의 당선은 국내 반도체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국내 산업계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폭풍에 시름하고 있을 때 나온 한 증권사의 보고서다. 마치 트럼프의 당선을 알고 있던 것처럼, 선제적으로 미국 현지 투자에 앞장선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저력을 강조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오스틴 공장에 내년 상반기에만 약 1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모바일기기 및 사물인터넷 등 첨단 IT 기기에 들어가는 주문형 반도체(SoC) 제조를 담당하는 파운드리 확장을 위한 공격적인 투자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중국 등에서 생산, 조립해 미국으로 수입되고 있는 애플의 아이폰에 대해 미국내 생산을 종용하는 가운데 나온, 공격적인 미국 현지 생산시설 투자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의 오스틴 반도체 공장은 1998년 3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PC에 들어가는 D램 생산 공장으로 출발해 지금은 D램, 낸드플래시 같은 메모리 반도체는 물론, 퀄컴 및 애플 등으로부터 주문받은 스마트폰 용 AP까지 만드는 시스템LSI 관련 공정으로 확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스틴 반도체 공장에 지금까지 20년 동안 16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오스틴 반도체 공장은 삼성전자의 첫 해외 반도체 생산기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당시 IT 산업을 주도했고, 또 지금도 세계 최고의 IT 시장인 미국에서 직접 개발, 생산함으로써 가격 경쟁력은 물론, 고객이 원하는 최적의 제품을 제시간에 공급하며 삼성전자를 지금의 세계 최고 반도체 기업으로 만든 일등 공신인 셈이다.

한편 NH투자증권은 10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으로 국내 반도체 산업은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세철 연구원은 “공급 측면에서도 트럼프 당선으로 중국의 반도체 산업 진입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며 “이는 미국 보호무역주의로 중국 반도체업체의 미국 반도체 기업 인수나 기술 협력 가능성이 작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미 미국 내 대규모 직접 생산 설비를 가지고 있고, 또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에게 미래의 도전자로 인식되는 중국의 반도체 시장 진입을 트럼프가 막아주는 의외의 효과를 언급한 것이다. 실제 중국은 공산당 당국의 직간접 적인 자금 지원을 무기로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상태다. 또 이 일환으로 칭화유니그룹은 지난해부터 마이크론과 샌디스크 등 미국 반도체 기업 인수를 시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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