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 직장인 A씨는 지난 겨울 스키장에서 왼쪽 어깨를 다쳐 병원 치료를 받고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했다. 그러나 보험사는 그가 보험 가입 전 오른쪽 어깨를 치료받은 사실에 있음에도 이를 알리지 않고 보험에 가입해 ‘고지의무’를 위반했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
B씨는 난소제거수술을 받고서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했는데, 보험 가입 때 견관절 통증과 위식도 역류병 치료 사실을 미리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모든 질병을 보장 받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보험금 청구와 아무런 관계도 없는 치료 이력으로 불이익을 받게 된 것이다.
10일 금융감독원은 단순 고지의무 위반 사실만으로 보험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 없도록 보험약관을 개선하기로 했다. 보험 가입 때 치료 이력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은 가입자의 책임이 있지만, 보험사가 경미한 치료나 보상 신청 건과는 무관한 치료 사실을 들어 보험계약 전부를 일방적으로 해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판단에서다.
고지의무란 가입가 자신의 건강 상태와 질병에 대해 보험사에 알릴 의무를 뜻하는 것으로 보험사는 가입자가 고지의무를 위반했을 경우 해당 계약을 해지할 수도 있다. 문제는 일부 보험사들이 이를 과도하게 해석해 단순한 고지의무 위반에도 보험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거나 변경해 왔다는 데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 말까지 1년간 고지의무 위반과 관련해 금감원에 접수된 민원은 887건에 달한다.
이 기간 전체 보험 민원 가운데 23%를 차지했다.
금감원은 보험 계약을 한 뒤 가입 전 질병 사실을 알게 된 경우 해당 신체 부위만 보장에서 제외하고, 보험사가 일방적으로 전체 계약을 해지할 수 없도록 할 방침이다.
다만 소비자가 알리지 않은 것과 직접 관련이 있는 질병이 또 발생했을 경우에는 가입자가 고지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보험금 지급이 거절될 수 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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