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9일 국회에서 자신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것과 관련, “지금의 상황을 바라보고 계신 국민들의 심정을 생각하면 참으로 괴롭고 죄송스러운 마음뿐”이라고 토로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권한대행을 맡게 된 황교안 국무총리와 각부처 장관, 그리고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 등 참모들이 참석한 가운데 가진 ‘국무총리 및 부처장관 간담회’에서 “우리나라의 안보와 경제가 모두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저의 부덕과 불찰로 이렇게 큰 국가적 혼란을 겪게 되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이 입을 연 것은 지난 6일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와의 만남 이후 사흘만이다.
또 국무위원들과 자리를 함께 한 것은 지난 10월11일 국무회의 이후 두달여만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비교적 담담한 표정을 유지한 채 간간히 잠긴 듯한 목소리로 발언을 이어갔다.
박 대통령은 향후 행보와 관련해선 “저는 국회와 국민의 목소리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지금의 혼란이 잘 마무리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면서 “앞으로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과 특별검사의 수사에 차분하고 담담한 마음가짐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변호인단을 확대하는 등 헌재 탄핵 심판 절차와 특검 수사 과정에서 진행될 법리적 다툼에 적극 대응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국회의 탄핵 가결로 직무가 정지됨에 따라 황 총리를 중심으로 국무위원들이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여러분 모두 마음이 무겁고 힘들겠지만 우리가 맞닥뜨린 엄중한 국내외 경제상황과 안보현실을 생각하면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며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불확실성의 시대에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민의 삶이 결코 방치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무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을 중심으로 각 부처 장관들께서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비상한 각오로 합심해 경제운용과 안보분야를 비롯해 국정공백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거듭 당부했다.
또 “최근 기업구조조정 가시화,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등에 따라 해당 지역을 비롯한 민생경제의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특히 동절기는 홀로 사시는 어르신, 결식아동, 에너지 빈곤층을 비롯해 저소득 취약계층의 고통이 더 큰 시기”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과거를 돌아봐도 시국이 어수선하고 사회가 혼란스러울수록 더욱 힘들어지는 것은 서민과 취약계층의 삶이었다”면서 “국정에 어떤 공백도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특히 민생안정에는 단 한 곳의 사각지대도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고 각별하게 챙겨봐달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으로 국회의 탄핵 가결까지 이르게 된 상황에서 주요 국정과제들마저 흔들리게 된 데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박 대통령은 이와 관련, “최근의 일들로 우리나라의 미래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 정부가 추진해온 국정과제들까지도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어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이로 인해 대한민국 성장의 불씨까지 꺼뜨린다면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한 희망도 함께 꺾는 일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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