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와 D사이에는 무엇이 들어갈까? C라고 생각하는 데 어렵지 않다. 그러면 B를 Birth(출생), D를 Death(죽음)라고 한다면 C는 무엇일까? 프랑스 철학자 샤르트르는 Choice(선택)이라고 했다. 우리는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선택의 문제에 직면한다. 장난감을 고르거나 점심메뉴를 정하는 것 등 사소한 것부터 배우자 선택 등 중요한 문제에 이르기까지 삶의 전 과정이 크고 작은 선택의 연속이다.
영국의 역사학자 토마스 칼라일은 인생에는 세 가지 중요한 선택이 있다고 했다. 첫째는 무엇을 할 것인가?〔직업〕이고, 둘째가 누구와 사귈까?〔결혼〕이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누구를 믿을까?〔친구·동업자〕이다. 이 중에서 특히 ‘무엇을 할 것인가?’를 첫째로 언급한 것은 직업이 우리 삶에서 갖는 역할이 그 만큼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직업은 무엇보다도 경제적 안정을 주며,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하게한다. 더 나아가 자아실현을 돕는다.
최근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제 본격적인 대학입시 시즌이며, 청소년들이 앞으로 진로에 대하여 깊이 고민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직업을 통해서 먹고사는 문제의 해결을 넘어 자기성취와 만족을 느끼며 살기 위해서는 어떤 일을 해야 할까?
미국의 시카고 대학은 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곳으로 유명하다. 수상자들은 이 성과에 대하여 한결같이 “Do what you love(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세요)”라고 했다고 한다. 『논어(論語)』에는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라는 말이 있다. 이 두 얘기는 직업선택에 대한 위 질문에 가장 바람직한 답이 될 수도 있다. 내가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문제는 현실성이다. 축구를 좋아하고 게임을 즐긴다고 하여 그 방면의 직업으로 나가기에는 한계가 있다. 남들보다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취미로 즐기는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필자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내가 ‘하고 싶은(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의 교집합이 되는 일을 찾으라는 것이다. 우선은 내가 잘하는 일, 나의 장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후 그 일을 좋아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기(夔)라는 외발달린 동물이 있었다. 그는 외발이다 보니 다리가 많은 지네()를 부러워했다. 지네는 다리가 없어도 잘 다니는 뱀(蛇)을 부러워했다. 뱀은 바람(風)을 부러워했고, 바람은 눈(目)을 부러워했다. 그리고 눈은 마음(心)을 부러워했다. 마음 또한 부러워한 것이 있었는 데, 그것은 바로 ‘기’였다. 이는 『장자(莊子)』에 나오는 얘기다. 이 사슬구조의 최상단에 위치한 ‘마음’은 왜 ‘기’를 부러워했을까? ‘기’가 비록 외발이나 그것 때문에 매사에 조심하고 분별있게 행동했기 때문일 것이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청소년들은 로버트 프로스트의 이 시를 떠올리게 하는 시점에 와 있다. 청소년들은 나만의 장점, 나의 비교우위점을 찾아보자. 우리 모두 각자에게는 그러한 점이 분명 있다. ‘기’가 ‘마음’으로부터 부러움을 산 장점이 있듯이 말이다. 나를 잘 아는 형, 언니, 부모님과 상의하며 그것을 찾아보자. 그리고 그 분야에 나의 모든 열정을 쏟아 보자. 이제 C는 ‘Choice’가 아닌 ‘Challenge(도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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