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콩 수확량 급감 식용유값 상승세 계란·라면 등 생활식품 가격 줄줄이 인상 식탁 먹거리 줄어 주부들 쌓이는 한숨 영세 치킨집 “값 올려야 하나” 고민중

“아이들이 좋아하는 계란 요리도 맘대로 못해주는데, 이젠 ‘동그랑땡’도 자주 못만들겠네요. 특히 우리 아이들은 치킨을 좋아하는데…” (김초롬·32세ㆍ주부) 씨)

새해벽두부터 AI 여파로 계란값이 고공행진 중인 가운데, 식용유 대란도 예고되면서 주부들의 마음은 울적하기만 하다. 식용유 가격이 급등해 영세 치킨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는 소식에 가정식탁에 대한 불안감 역시 고조되고 있다. 식용유는 계란 만큼이나 가정의 식탁에 없어선 안될 것 중 하나라는 점에서 식탁을 위협하고 있다.

식용유 대란 조짐 발단은 아르헨티나다. 콩의 주산지인 남미지역(아르헨티나)에서는 지난해 홍수가 크게 났고, 콩 수확량 자체가 급감했다. 콩이 물을 많이 먹어서 기름을 짤 때 불량품이 많이 나오고도 있어 물량이 크게 부족해진 상황이다. 이러다보니 식용유 값이 껑충 뛰었다.

3일 음식업계 등에 따르면 2만4000원 정도였던 18리터짜리 식용유 한 통 가격은 최근 2000~3000원씩 올랐다.

당장 피해를 보고 있는 곳은 치킨집이다. 치킨집은 보통 식용유를 하루에 한 통 이상씩 쓴다. 식용유 값 널뛰기로 조리 원가가 크게 올랐기에 가격을 인상해야 하지만 AI 파동 때문에 가격 인상은 부담스러운 입장이다. 이에따라 현재는 가격부담을 감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조만간 치킨값 인상을 단행할 수 밖에 없어 서민의 대표적 음식이자 간식거리인 치킨값 인상은 예고돼 있다는 게 중론이다.

더 중요한 것은 가정 식탁에 대한 위협이다. 계란값은 물론 배춧값 등 식재료, 소주와 맥주 등 술값 인상 예고와 함께 식용유 값까지 오르게 되면 식탁에서의 먹거리가 줄어들 수 밖에 없어 주부들의 고민은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식용유 대란이 지속될 경우 기름을 많이 사용하는 다른 업종과 식용유 원료 제품의 가격 상승 등 생활물가가 더 높아져 가계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 자명한 일”이라고 했다.

남미발(發) 식용유 대란 조짐은 당장 공급차질 현실화로 이어지고 있다. 원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식용유 제조사들도 덩달아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오뚜기와 롯데, 동원F&B 등 식용유 제조사들은 식용유 관련 제품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바라기씨나 포도씨, 올리브 등 다른 원료들이 있긴 하지만 업소용으로 사용하기에는 단가가 높다는 것도 애로점이다. 치킨집 외에도 중국집이나 튀김 음식이 주메뉴인 분식집이나 전 집 등 영세 상인들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한 치킨집 종사자는 “콩 식용유 대신 올리브유나 해바라기씨유로 대체하면 좋겠지만 콩 식용유에 비해 단가가 비싸 갑자기 바꾸기도 쉽지 않다”며 “앞으로 어떻게 장사를 할지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다른 기름을 쓰면 치킨 가격을 올려야 하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 주부들이 식용유 값에 예의 주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 다른 종사자는 “기름 유통마저 어떻게 될지 몰라 좀 아껴 쓰려고 했지만 기름을 아끼면 치킨 품질이 엄청 떨어진다”며 “식용유 값이 1%만 올라도 금액이 크다고 느끼는데 10%이상 인상되면 우리는 어떻게 버티라는 건지, 참 힘들다”고 했다.

식용유 대란이 현실화되고 지속된다면 생활물가 전체를 위협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에서 관련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실제로 식용유 값까지 오르면서 달걀과 식용유를 함께 사용하는 마요네즈 같은 제품 가격도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서민들이 즐겨 먹는 소주, 맥주, 라면 등은 물론 계란까지 줄줄이 가격이 치솟으면서 저렴한 가격으로 사먹을 음식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점에서 서민들의 등은 더욱 휘게 됐다. 새해벽두부터 서민들 장바구니와 식탁물가에 온통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일산에 사는 30대 주부 한모 씨는 “최순실 게이트 등으로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와 최근 AI 사태라는 악재를 틈타 식품물가들이 줄줄이 오르는데, 정부는 뭐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대형마트에서 장을 몇개 봤는데도 계산서가 10만원이 훌쩍 넘어 깜짝 놀랐는데, 이젠 더이상 졸라맬 허리띠도 없어 장보기가 너무 무섭다”고 했다.

최원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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