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ㆍ배두헌 기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정유·화학 업체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제품 가격 상승이 이익 증대로 모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제품가격 상승 부분은 오롯이 기업의 영업이익이 돼 돌아온다. 추세도 좋다. 수요 증가가 제품가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줄을 서서 사간다’는 진풍경도 오랜만에 보는 협상 테이블의 모습이다.

▶‘슈퍼 사이클’ 반도체= 반도체 시장은 SSD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SSD향 낸드 플래시 비중은 올해 4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10%대)에 비해 30% 이상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SSD는 PC용 저장장치로 기존 HDD 저장장치보다 속도가 월등하다. 여기에 이전에 없던 사물인터넷(IoT) 사업과 자동차 전장화 등이 낸드플래시 수요를 늘리고 있다.

수요가 늘어나면서 제품 가격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낸드플래시 가격은 지난해 6월부터 연말까지 30%나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전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의 36.6%를 차지하고 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제품의 저장 용량 증가 추세도 낸드플래시 수요 급증으로 이어진다.

업체별로는 압도적 기술 우위를 갖춘 삼성전자의 독주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첫 3D 낸드플래시 공정 보유 업체다.

SK하이닉스 역시 초호황 국면이다.

D램과 낸드 제품이 공급 부족 양상을 보이면서 가격 강세가 올해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 덕분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 2조2000억원을 투자해 청주 반도체 공장의 3D NAND 전용라인을 증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의 증설 계획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낸드 플래시 수요가 공급을 한참 앞설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전쟁’= 디스플레이 시장은 TV대형화와 OLED 교체수요가 맞물리면서 시장 확대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전문조사기관인 IHS에 따르면 2017년 대형 LCD 시장은 올해 572억달러(지난해 542억달러)로 커지고, OLED 시장도 183억달러를 기록하면서 지난해보다 20.4% 커질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시장 규모가 커지는 것에 비해 공급 증가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제품가격 상승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올해 글로벌 TV 패널 수요는 7% 증가할 전망이다. 공급증가는 1%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7세대 LCD를 OLED라인으로 전환하면서 공급 감소 효과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또 애플이 스마트폰에 OLED 패널을 탑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소니도 OLED TV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OLED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휘는(플렉서블) OLED 시장도 성장 전망이 밝다는 전망도 나온다.

▶석유·화학= 지난 해 글로벌 공급과잉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석유화학 업계는 올해도 좋은 스타트를 보이고 있다.

롯데케미칼과 LG화학, 한화토탈 등 나프타분해설비(NCC) 가동 기업들은 지난 4분기 제품가격의 상승 덕에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석유화학 제품군의 제품가 상승세(Up-Cycle)도 계속될 전망이다.

최근 2년 동안 호황을 이끌었던 폴리에틸렌(PE)의 견조한 마진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보이고, 에틸렌과 파라자일렌(PX)·벤젠 등의 제품군도 지난해 마진 상승이 올해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합성고무의 원료인 부타디엔(BD)과 섬유ㆍ자동차 부동액 등의 원료로 쓰는 모노에틸렌글리콜(MEG) 가격이 상승하면서 유화 업체들의 이익 상승은 더 가팔라질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BD의 마진은 톤당 1800달러 수준으로 작년 평균인 톤당 740달러를 두 배 이상 상회하고 있다. MEG 제품 마진도 톤당 450달러로 2016년 평균 대비 톤당 190달러가 높아졌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 같은 마진수준이 만약 올해 연말까지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롯데케미칼의 경우 부타디엔과 모노에틸렌글리콜 제품에서 2016년 대비 연간 약 7600억원 가량의 추가적인 영업이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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