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연봉제 이어 신입 행원 초임 삭감도 실패 -지난해 하반기 신규 행원 채용 31% 줄어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청년실업률이 10%에 육박하는 가운데, 은행권의 일자리 나누기 시도가 ‘공염불’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성과연봉제 도입은 물론 신입 행원 초임 삭감도 실패하면서 신규 채용 확대를 위한 동력을 상실한 탓이다. 결국 시중은행의 신입 채용 규모는 전년보다 31% 줄어들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은 올해 1월부터 출근하는 신입 행원들의 초임을 모두 동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시중은행의 신입 행원 초임은 평균 5000만원 수준이다. 우리은행(군필자 기준)이 51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4900만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시중은행들은 신입 행원의 초임을 깎고, 성과연봉제 도입 및 희망퇴직 등을 받아 인건비를 줄여 신입 행원을 더 뽑으려고했다. 청년실업이 매년 확대되자 기존의 인건비를 줄여 신규 채용을 확대하려는 정부의 일자리 나누기 정책에 동참하기 위해서다. 이에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한동우 신한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등은 공동 발표문을 통해 연봉 30%를 자진 반납하고, 반납 재원을 신규 채용 확대에 사용하기로 했다. 이에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이 동참하면서 ‘연봉 30% 반납’이 유행처럼 퍼졌다.
앞서 지난해 3월에는 17개 은행 등 34개 금융기관을 회원사로 둔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가 신규 채용 확대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기도 했다. 성과연봉제 도입 및 신입직원 초임 삭감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 신규 채용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TF는 금융노조의 불참 선언으로 결국 제대로 운영되지 못했다. 심지어 사용자협의회도 공동 행동을 통해 회사별 노조의 반발을 잠재울 수 없다며 회원들이 탈퇴하기 시작했다. 그해 3월에는 금융공기업이, 8월에는 은행 등 대형 금융사들의 탈퇴 행렬이 이어졌다. 이에 현재 협의회에는 1~2곳의 소형 금융사만 남아 이름만 남아있을 뿐 실체는 없다는 평가다.
성과연봉제 역시 지난해 12월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이사회를 열어 제도 도입을 통과시켰지만, 실제 현장에서 시행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언이다. 워낙 노조의 반발이 심한 상황에서 최근 회장이나 행장 등 CEO가 교체됐거나 교체를 앞두고 있는 은행들이 많은 탓이다. 신임 경영진이 무리 없이 조직을 장악하려면 노조와의 관계가 중요한데 굳이 성과연봉제 실행해 목메 노사간 관계를 악화시킬 필요는 없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 안팎의 시각이다.
결국 은행의 신규 채용 확대 시도가 물거품이 되면서 신입 행원 규모도 대폭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하반기 6대 시중은행에 입사한 신입 행원 수는 총 1050명으로, 지난해(1535명)보다 31% 줄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핀테크 발달로 비대면 거래가 늘면서 행원을 늘이기는 사실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나마 있는 재원을 줄여 신규 채용을 확대하려고 했지만 이 역시 공염불로 끝났다”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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