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포장재 재활용 비율 14%에서 70%까지 확대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한반도의 6배에 달하는 거대한 섬이 하와이 인근 바다에 나타났다. 세계 지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만든 ‘아틀라스’다. 태평양에만 이런 섬들이 5~6개씩 떠다니고 있다. 최근에는 지구의 몇 안남은 청정지대인 북극해에서도 이 섬이 발견됐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어가 들어간 라면 봉지가 일본 앞바다에서 흔하게 발견되고, 또 서해와 제주 해안에서 조잡한 한문이 잔뜩 들어간 중국산 페트병 쓰레기를 보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다.
이 같은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전 세계 화학 업계 리더들이 나섰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경제 포럼(World Economic Forum)에서 플라스틱 포장재 재활용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한 목표치가 제시된 것이다.
대회 개막 하루전인 17일(현지시간) 공개된 ‘새로운 플라스틱 경제 : 촉매 작용 조치’ 보고서는 현재 14% 선에 머물고 있는 플라스틱 포장재 재활용 비율을 2020년대 초반까지 70%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와 관련 북미 화학 전문 매체인 플라스틱 뉴스는 “과거 비슷한 보고서들과 달리 이번에는 플라스틱의 이점과 편의성을 인정했다”면서 “대신 재활용 비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 특징”이라고 전했다. 과거 환경단체 중심의 캠페인이 플라스틱 용기의 사용 금지만을 추구, 관련 업계 및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는데 한계가 있었다면 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 인류의 편의와 환경 보호 두 마리 토끼 모두를 잡는 전략이라는 의미다.
미국 화학 협회가 작성하고 다우케미칼 등 전 세계 40여개 거대 관련 업체 CEO들이 승인한 이번 보고서는, 플라스틱 재활용을 늘리기 위해 초기 디자인부터 소재 선택에 신중을 기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여러가지 다른 소재의 필름을 겹쳐 만들었던 과자봉지나 라면봉지를 단일소재로 만들고, 또 샴푸병 같은 프라스틱 용기 디자인 단계부터 재활용을 염두해 두고 시작하는 방식이다.
보고서는 “포장 디자인 개선과 폐기물 관리 시스템 개선으로 사용되고 있는 플라스틱 포장재의 재활용 비율을 50%까지 올리고 비닐 봉지의 20%를 대체품 또는 리필 용품으로 대체해 복합 소재 플라스틱 포장재를 단일 소재로 개선해 30%의 자원 절감 효과를 끌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미니크 워슬 WEF 집행위원회 위원은 “근본적인 혁신이 없다면 플라스틱 포장재의 30%는 결국 재활용되지 않을 것이며, 이는 매년 쓰레기 봉투 100 억 개가 매립 또는 소각장으로 가야만 한다”며 이번 보고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강제성이 없는 이번 조치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시했다. 업계가 나서 재활용 비율을 높히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각 정부 차원의 실천 의지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플라스틱 사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중국과 같은 후발 개도국에서 발생하는 문제까지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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