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지난 해 정기예금 CDO(부채담보부증권) 연간발행액이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기관투자자들이 은행 정기예금을 새로운 자금 운용처로 삼는 모습이다.
1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정기예금을 기초자산으로 한 CDO 발행 실적은 10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35.15% 증가한 수준으로, 시장이 형성된 이후 발행실적이 100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전체 유동화시장(200조3672억원)이 전년보다 2%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정기예금 CDO가 급증한 것은 기관들의 수요 덕분이다. 기관투자자 입장에서 CDO는 안정적이면서도 짭잘한 투자처다. 사실상 정기예금처럼 안전하게 자금을 보관할 수도 있고, 초단기자금을 이용한 차익거래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 정기예금 CDO의 금리는 기관 간 단기 자금거래 금리인 콜금리보다 0.1~0.2%가량 높다.
최근 원화예금 증가에도 정기예금 CDO가 한 몫 거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집계를 보면 2012년 990조원 수준이었던 원화예금은 2013년 1010조원, 2014년 1080조원, 2015년 1163조원 등 꾸준히 늘고 있다.
한때 위안화 투자금이 몰렸던 외화예금 CDO는 다변화 추세다.
지난 2013년 4분기 뱅크 오브 차이나(Bank of China), 중국건설은행, 교통은행, 중국공상은행 등 중국 은행들은 국내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시하며 대규모의 예금을 유치했다. 이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염두에 둔 달러예금도 함께 늘어나며 외화예금 CDO 증가세를 이끌었다.
하지만 2015년부터 중국내 위안화 예금금리가 대폭 하락하고 여러 차례에 걸친 위안화 평가절하 등으로 환율 매력이 낮아지자 위안화예금의 인기는 주춤하다. 대신 중국계 은행의 홍콩달러화 및 유로화예금이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또 카타르국립은행과 아랍에미리트은행의 달러화 예금을 기초자산으로 한 외화 정기예금 유동화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수년간 단기 유동자금의 대체 투자처가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정기예금을 포함한 CDO형태의 유동화는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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