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를 떠받치는 제조업이 벼랑 끝에 섰다. 나라 안팎의 경제위기에 공장들이 잇달아 생산라인의 전원을 내리는 모양새다.
지난해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2.4%로 IMF외환위기 직후의 67.6%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큰 폭의 실적개선을 이룬 철강 등 1차금속과 석유정제업종이 그나마 선방했지만, 조선,중장비 등 기타운송장비업종과 전자부품, 영상ㆍ음향기기 등이 글로벌 불황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기업들은 제품을 새로 만들어내기보다는 쌓인 제품을 파는 데에 주력하기 바쁘다. 지난달 생산자 제품재고는 전월대비 0.4%, 전년대비로는 4.0%가 줄었다. 출하 역시 전월대비 0.6%, 전년비 4.0%가 각각 늘었다.
공장이 멈춘다는 것은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는다는 의미다. 특히 산업 업종 중 고용 비중이 가장 높은 제조업의 위기는 고용시장 불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그 심각성이 더 크다.
이같은 제조업의 경제파급 효과 때문에 세계 각국은 경제불황의 타개책으로 제조업 육성 정책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신정부가 들어선 미국은 제조업 부활을 위해 세제지원과 규제축소를 당근책으로 삼고 해외에 생산기반을 둔 자국 기업들의 국내 유턴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일본의 자동차 업계와 이탈리아의 의류브랜드들도 해외에 있던 공장을 속속 본국으로 옮기는 추세다.
정치권과 경제 전문가 사이에선 이같은 제조업 위기 해법을 위해 다양한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은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2월 추경을 적극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와 학계에선 추경이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최후의 수단으로 쓰여야 할 추경을 도입하기에는 아직 시기가 이르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제조업 위기 극복을 위해선 결국 경제 구조의 틀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제조업 위기를 단편적으로 볼 게 아니라,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는 원인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소득이 줄어들며 소비심리가 위축되면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에 당연히 여파가 올 수 밖에 없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는 심리인데, 최근 이어진 국내 정치불안과 글로벌 불황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채우면서 제조업의 위기가 가속화된 측면이 있다”며 “결국 시장이 구매력을 갖춰야 제조업도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재훈 기자/igiza77@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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