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창조 위한 파괴’ 철학 버릴 일 없다” -“싸울 의지·용기·강단 있는 유일한 후보” -“쇼윈도 아닌 창고에 전시 기회 오면 다를 것” 이재명 성남시장은 취임 후 시장실을 9층에서 2층으로 옮겼다. 시장실 입구엔 ‘시장실은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란 팻말이 붙어 있다. 이 시장이 없으면 시민 누구든 시장실로 들어가 이 시장 의자에 앉아 사진도 촬영한다. 시장실 벽면엔 꼬깃꼬깃한 메모가 가득했다. ‘성남시민임이 자랑스럽다’,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등의 글이다.

성남시청 시장실에서 이 시장과의 인터뷰를 기다리며 받은 첫인상은 역시나 ‘사이다’다. 톡 쏘는 맛이라면 ‘탄산수’에도 비견할 만 하지만, 탄산수와 달리 사이다는 서민의 청량감이다. 그는 거침없을뿐더러 대중과 가깝다.

이 시장은 “재벌, 기득권으로부터 가장 자유로운 후보”라고 했다. “널리 알려진, 쇼윈도에 걸린 상품이 좋아 보여도 기회(토론회)가 오면 달라질 것”이라고도 했다. 경쟁 후보보다 캠프 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에는 “후보가 사람과 세력을 과시하면 정당은 사조직이 된다. 난 민주당의 후보”라고 응수했다. ‘투사형 이미지’를 두고는 “불공정을 깨야 공정이 가능하다. 파괴에 중점이 있는 게 아니라 ‘창조를 위한 파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시장과의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22일 성남시청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본인의 최대 경쟁력으로 “재벌ㆍ기득권에서 가장 자유로운 후보”라며 “싸울 의사도 용기도 강단도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강조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22일 성남시청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본인의 최대 경쟁력으로 “재벌ㆍ기득권에서 가장 자유로운 후보”라며 “싸울 의사도 용기도 강단도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강조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왜 이재명인가? = 재벌로부터 가장 자유로운, 유일한 후보다. 재벌과 기득권, 경제권력, 정치권력에서 이익을 얻은 바도 없다. 진짜 싸울 의사가 있고, 싸울 용기가 있다. 그리고 그들의 저항을 이겨낼 강단이 있다. 시대정신인 공정국가 건설, 부패구조 청산을 위해선 이재명이 유일하다.

▶이 시장의 의지는 명쾌하지만, 다수를 설득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 설득할 기회가 없는 거다. 생방송 토론, 공정한 경쟁을 당에서 기회를 잘 만들지 않고, 일부 후보가 회피하는 측면도 있다. 어떤 물건은 쇼윈도 좋은 자리에 전시돼 있고 어떤 물건은 창고에 있어서 ‘카더라’ 밖에 안 들리니 비교가 불가능하다. 난 실적과 알맹이가 있는 사람이다. 기회가 생기면 충분히 설득할 수 있다.

▶이 시장의 실적과 알맹이는 무엇인가? = (성남시장의) 공약 이행률이 96%다. 다른 후보와 비교하면 깜짝 놀랄 것이다.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약속이다. 특히, (국민에게) 권력을 요구하며 내놓은 공약을 얼마나 이행했는지는 중요한 판단 준거다. 성남시 거대 부채를 증세 없이 해결하기도 했다.

▶전투적이지만 재건자로서 이 시장을 신뢰할 수 있느냐는 지적도 있다 = 이미지가 ‘파괴’에 있다고 하나, 정확히 얘기하면 ‘창조를 위한 파괴’다. 계란을 깨야 병아리가 된다. 부정의를 깨야 정의가, 불공정을 깨야 공정이 가능하다. 공정사회 건설은 불공정한 사회를 극복하는 데에서 온다. 싸우는 게 나쁘다고 하지만 잘못을 제거하는 싸움은 권장돼야 한다. 촛불집회도 대통령을 쫓아내려는 싸움이다. 대중의 싸움은 괜찮고 이재명의 싸움은 과격한 것이냐. (날 비판하는)사람들은 일부러 파괴에만 집중한다. 하지만 정치인이 부여한 의무를 다 하고자 싸우지 않으면 무엇을 바꿀 수 있는가. 표를 얻고자 철학ㆍ가치를 포기하는 일은 영원히 없다. 웃기게도 ‘대통령은 그저 시장보다 좀 더 나은 자리’란 생각도 한다. 대통령이란 지휘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 (대통령은)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다.

▶현재 사람ㆍ세력이 많지 않아 보이는데? = 홀로 대선에 나간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난 민주당 후보로 되려 한다. 제1당의 거대 인재와 정책 자원이 있고, 지금은 실제 가동할 운전자를 뽑는 과정이다. 후보가 되는 순간 민주당 모든 자산을 다 사용하게 돼 있고 이게 정상이다.

만약 주변 인사를 대거 포진하면 추후 후보가 될 때 (이들이) 민주당을 점령하고 지배하게 된다. 이는 정당의 후보가 아닌, 정당의 지배자다. ‘당 밖의 당’이 생기고 당은 들러리가 된다. 집권을 해도 사조직화된다. 나 역시 지지율이 15%까지 오를 때 주변에서 사람이 몰렸지만 다 대기시켰다. 초기에 몰려드는 자원을 주변에 배치하면 안 된다.

▶기본소득을 대선 주요 공약으로 정했다 = 기본소득은 분배정책이 아닌 성장정책이다. 정부 예산을 7%가량 조정해 지역 화폐 상품권으로 지급하면 해당 지역에 강제로 사용되니 지역 경제가 살아난다. 43조원을 지역 화폐로 지급하면 바로 지역 경제에 활기가 돈다. 경제 선순환의 마중물이다.

▶추가로 국토보유세 공약을 기본소득의 일환으로 내놨는데? = 취약계층에 지원하는 기본소득제 외에 국토보유세 15조원을 걷어 전 국민에 연 30만원씩 지급하는 공약이다. 자동차는 보유가액의 2%를 세금으로 내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은 6500조원 규모에서 겨우 9조원을 보유세로 낸다. 0.13% 수준으로 거의 안내다시피 한다. 토지공개념을 적용해 올려도 자동세보다 훨씬 싸다. 그럼 전체 국민 중 5% 정도만 기존보다 조금 더 내고, 나머지 95%는 더 받는다. 미세하게나마 자산 불균형도 조정할 수 있다.

장기적으론 월 30만원씩 기본소득을 제공하는 게 목표다. 일단 약 월 3만원으로 시작해보는 거다. 조세저항이 적다면 토지보유세를 올리고 자산보유세, 환경세 등을 걷을 수 있다. 거대담론이라 쉽지 않지만, 한국 역사에서 기본소득은 언젠가는 실현될 것이다.

이형석ㆍ김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