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전거 시장 1, 2위 ‘삼천리ㆍ알톤’ 수익성 악화에 ‘비틀’ -‘전기 자전거 대중화’ 업계 자구책 맞춰 정부 규제완화 이어져야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자전거 업계가 ‘바람 빠진 타이어’ 신세로 전락했다. 페달 자전거 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른지 오래다. 신(新)성장동력으로 생각했던 전기 자전거 시장은 각종 규제에 가로막혀 좀체 커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결국 실적은 곤두박질 쳤다. 업계는 자구책의 일환으로 올해 100만원 미만의 보급형 전기 자전거를 대대적으로 출시, 직접 시장의 성장을 이끈다는 방침이지만 정부의 규제 완화와 인프라 구축 지원 없이는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전거 시장 점유율 1, 2위 업체인 삼천리자전거와 알톤스포츠의 경영 악화가 심화하고 있다.
삼천리자전거는 지난해 매출 1428억원, 영업이익 5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1267억원, 150억원)보다 각각 13% 증가, 61% 감소한 수치다. 삼천리자전거 측은 “경기침제 및 내수부진으로 수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알톤스포츠는 적자폭이 커졌다. 알톤스포츠는 지난해 매출 526억원, 영업손실 59억원을 냈다. 전년(623억원, -24억원)보다 매출이 16% 줄었고, 적자폭은 141% 확대됐다. 역시 “내수시장 부진”이 실적 악화 원인이다. 생존을 위해 광고에 쏟아부었던 돈도 독(毒)이 돼 돌아왔다.
실제 지난해 국내 자전거 시장 규모는 7000억원 정도로 전년보다 약 15%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업계 추산). 페달 자전거 보급률이 워낙 높은데다, 봄철 미세먼지가 급증하면서 자전거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두 회사는 올해 ‘전기 자전거 대중화’에 사활을 건다는 방침이다. 100만원 미만의 보급형 제품이 주무기다. 삼천리자전거가 100만원 미만의 전기 자전거를 출시하는 것은 이번이 사업 사상 처음이다. 기존 전기 자전거가 150만원~300만원대였던 것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제품군 조정이다. 알톤스포츠 역시 1분기 중 104만원으로 가격을 책정한 생활형 전기 자전거 2종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차원에서라도 전기 자전거 가격을 떨어뜨려 대중화를 촉진하겠다는 고육지책이다.
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부터 자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덩치를 키운 중국 업체들이 국내 시장 진격을 시작했다”며 “하루라도 빨리 국산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고, 초기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절박함을 드러냈다.
문제는 지지부진한 규제 완화와 인프라 구축 속도다. 헤럴드경제가 최근 입수한 정부의 ‘자전거ㆍ해양레저산업 육성방안 및 성과분석’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업체의 전기 자전거 생산량은 연간 1만여대 수준으로 세계 시장 규모(약 4000만대)의 0.03%에 불과하다. 업계 전체의 연간 투자 규모도 40억원 수준에 그쳤다. 원동기 면허가 있어야만 전기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하거나, 자전거 도로에서 전기 자전거를 탈 수 없도록 한 ‘차별적 규제’가 시장 성장과 업계 투자를 가로막은 탓이다.
반면 중국은 전기 자전거 구입 시 소비세를 전액 면제해주는 한편, 시속 20㎞ㆍ무게 40㎏ 이하의 전기 자전거는 원동기 면허 없이도 운행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규제를 대폭 완화한 결과, 전기 자전거 판매량이 2014년 기준 총 3400만대까지 폭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 자전거 활성화법이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어지러운 정치 상황으로 통과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내서도 불합리한 규제가 빨리 완화돼야 시장이 활성화하고 관련 업계가 부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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