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백악관 상황실에서 대북정책을 논의할 때 한국에 전술 핵무기를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보도했다. 한반도 내 전술핵무기 재배치가 이뤄질 경우 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에 이어 동북아 역내 ‘전략적 균형’에 변화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美행정부, 한반도 전술핵무기 재배치까지…전방위적대북강경책 검토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두 차례 국가안보팀 회의에서 한국에 전술 핵무기를 재배치하는 방안과 선제타격론 등 대북강경책을 검토하고 나섰다.
NYT는 지난 1년 동안 다수의 미 관리를 취재해 미국이 한반도에 미국의 전술 핵무기를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미 백악관은 최근 두 차례 국가안보팀 회의를 열어 한국에 전술핵무기 재배치함으로써 ‘극적 경고’(dramatic warning) 효과를 내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전했다. 토론 내용은 조만간 트럼프 대통령과 국가안보 분야 참모진에 보고될 예정이다. 이 회의에서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방안에서부터 선제타격론까지 전방위적 대북정책안이 논의됐지만 대북강경론을 주장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특성 상 선제타격론 및 전략무기 강화 등 강경책들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요격시스템 실패율 의식한 美, 북한 미사일시스템 마비 위한 사이버전 박차
NYT는 트럼프 행정부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이어 사이버 공격으로 북한 핵ㆍ미사일 도발을 저지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도 전했다. 지난 2014년 오바마 행정부는 미국 비확산센터(CNS)의 자료를 토대로 ‘미사일을 미사일로 막는’ 미사일방어체계(MD)의 실패율이 56%에 달한다는 것을 감안해 북한 미사일을 무력화하는 사이버전을 지시했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이에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무력화시키는 목적의 사이버 전쟁인 ‘발사의 왼편’(Left of Launch)작전을 수립했는데, 트럼프 행정부 역시 이 방안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NYT는 내다봤다.
▶화약고로 변질되는 한반도…美 대북강경론의 양면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강경책은 동북아 주변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당장 중국은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가 결정되면서 한국에 전방위적 비공식 제재를 가했다. 사드 한반도 배치 역시 기존 동북아 전력대형을 깨트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중국은 한국에 전략핵무기보다 위력이 약한 전술핵무기가 설치되는 것조차 일본의 핵무장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견제해왔다. 이 때문에 중국은 한국의 핵무장 및 전술핵무기에 재배치에 반대하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NYT역시 한국의 전략핵무기 설치는 남북뿐만 아니라 역내 군비경쟁을 격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이버 전 역시 중국과 러시아의 견제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 및 김정남 암살사건에 대해 북ㆍ중 교역을 제한하면서도 북한의 체제붕괴로 이어질 수준까지는 밀어붙이지 않고 있다. 미ㆍ중 패권경쟁 구도에서 북한은 중국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카드이기 때문에 한미일 공조체제가 높아지면 높아질 수록 북ㆍ중ㆍ러 삼각 연대 또한 높아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의 ‘김정은은 미쳤다’는 발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한 지도자를 ‘미쳤다’고 보는 것은 협상대상이 될 수 없다는 인식을 내재하고 있다. 미국이 선제타격이나 무력분쟁을 시도하면 분쟁을 겪어야 하는 당사국인 우리 입장에서 좋지만은 않은 신호”라고 우려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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