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청년취업난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고용절벽’을 넘으려는 청년들의 노력이 사투를 방불케 한다. 고교졸업후 바로 취업한 뒤 대학에 들어가는 ‘선취업 후진학’, 중견기업을 택하는 ‘눈높이 낮추기’, 지탄의 대상인 ‘열정페이’까지 감내하는등 신풍속도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고졸 A(23)씨는 직장에 취직해 3년을 근무한후 지난해 대학에 진학해 학업과 일을 병행하고 있다. 원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본 학력이 필요하고, 회사 승진심사나 그 외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경제불황, 청년 취업난, 불안정 고용 등 현실문제에 대한 대안 차원에서 ‘선취업 후진학’하는 청년들이 늘어나면서 야간대학·사이버강좌가 인기다. 중견기업 근무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대학에 진학해 낮에는 근무하고 야간엔 대학에서 일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다. 대학에서도 주경야독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재직자특별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특성화고 또는 실업계 고등학교 졸업 후 직장경력 3년 이상이면 지역 또는 수도권 대학에 생활기록부와 면접만으로 무시험 입학이 가능한 제도다.
취업난에 눈높이를 낮춰 중견기업을 적극 노크하는 것도 새 풍속도다. 취업이 먼저고 연봉은 후순위다. 지난해 신입사원 공채에서 160대 1의 경쟁률을 보인 삼진어묵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의 대졸초임은 2500만원으로 대기업에 비해 적지만 희망퇴직이나 명퇴가 없고 성장가능성이 높은 것이 매력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연봉만 고려하다 언제든 해고자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일자리를 찾는 청년들이 눈앞의 돈만 쫓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워낙 취업문이 좁다보니 열정페이를 감내하며 스펙을 쌓아 취업의 관문을 넘으려는 청년들도 많다. 알바천국이 2030대 구직자 1204명에게 ‘인턴 열정페이 현황’ 설문조사를 한 결과 65.2%가 보수가 적고 일이 힘들어도 경험이라 생각해서 기꺼이 참아야 된다고 응답했다. 취업을 위해서라면 저임금 고강도의 노동을 감수하겠다는 얘기다. 특히 ‘30대’(54.8%)보다 취업의 문턱에 서있는 ‘20대’(67.7%)가 더 강하게 동의했다. 이력서에 스펙 한 줄을 더 추가하기 위해 쓴 눈물도 마다하지 않는 청년들이다.
취업난과 경기침체 피하려 군대를 택하지만 요즘은 군입대마저 힘들다. 병무청에 따르면 지난해 7월까지 육ㆍ해ㆍ공군 및 해병대 입대 지원자는 44만8497명 중 입대에 성공한 인원은 8만5955명(19%)에 그쳤다. 졸업 뒤 입대하면 나이만 먹고 취업은 더 힘들어질 것이란 불안감에 어린 나이에 휴학 후 입대를 선호하지만 쉽지않다.
입영자 중 20~21세 비중은 2012년 59.8%에서 2015년 71.1%로 증가했다. 군대가기가 어려워지면서 전산병, 어학병 등 특기병 지원자를 위한 사교육 시장까지 등장하고 가산점을 받아 입대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헌혈과 사회봉사를 하는 것은 필수코스가 됐다. 제대하지 않고 ‘말뚝박는’ 군인들이 늘고 있다는 것도 청년취업난을 반영하는 현상이다. 장기복무 희망자는 2012년 4578명에서 2015년 5587명으로 1000명 이상 증가했다.
한편 극심한 취업난으로 졸업하나 안하나 취업하기가 마찬가지로 힘들어지면서 졸업을 미루는 ‘졸업유예’도 줄어드는 추세다. 굳이 한 학기에 수십만 원씩 등록금을 내고 졸업을 미뤄봤자 취업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않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대학생 B씨는 “졸업을 하고 취업준비를 하나 졸업 유예를 하고 취업 준비를 하나 별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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