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싱글‘ 잠깐만요’로 돌아온 포크가수 추가열

‘나같은 건 없는 건가요’ 로 큰 사랑받다 그림에 대한 오랜 열정 화폭에 담아 최근 수원미술전시관서 개인전도

그의 그림은 맑고 순하다. 봄날의 새순처럼 여리지만 생동하고 발견의 작은 기쁨들이 톡톡 튄다. 그렇다고 힘 빠진 붓선은 아니다. 집중된 호흡과 선은 리드미컬하면서도 단단하다.

‘나같은 건 없는 건가요’로 잘 알려진 포크뮤지션 가수 추가열(46ㆍ배재대 교수)은 최근 그림에의 오랜 꿈을 펼쳐나가며 예술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지난 3월25일부터 4월6일까지 수원미술전시관에서 생애 첫 개인전 ‘추가열 나눔 개인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그를 지난 4일 만났다. 그는 그림에의 열정으로 환했다. 틈나는 대로 그린 나무와 난, 매화, 기타와 음표를 그려 넣은 청초하고 맑은 수묵담채화, 빨간색 바탕에 쪼갠 기타 조각을 붙인 뒤 아크릴물감을 칠하고 음표를 그려 넣은 콜라주 등 그림 24점은 완판됐다. 일부 작품은 경합이 붙기도 했다. 소문이 나 전주에서도 전시회를 열자는 제안이 들어온 상태다.

스승의 권유로 25년만에 붓을 잡은 그는 손이 너무 떨려 붓을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몰랐다. 스승이 난을 치는데 눈이 휘둥그레졌다, 난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았다. 난잎에서 바람소리가 들리는 듯도 했다. 그런데 정작 그는 한 획도 그어낼 수 없었다.

앞으로 그는 소품을 많이 그리고 싶다고 했다. 화장실이나 부엌에 기타와 음표가 노래하는 작은 그림으로 행복을 전하고 싶다. 작품 판매 수익금은 꾸준히 소외청소년의장학금으로 전달할 생각이다. 그의 그림에는 꼭 기타가 있다. 포크 가수로서의 그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특유의 뽕끼 있는 포크로 사랑을 받아온 그가 트로트 싱글 ‘짬깐만요’로 다시 돌아온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집시 느낌나는 폴카형태 성인가요‘다. 그가 정식으로 트로트에 도전하기는 처음이다. 최근 트로트가 다시 주목받고 있기는 하지만 포크가 설 자리가 없어진 가요계 흐름과도 관련이 있다. “현재 음악시장은 아이돌과 성인음악으로만 나눠져 있어요. 예전에는 밴드, 발라드,댄스, 트로트, 포크 등 다양했는데 색깔이 없어져 버렸어요. 포크의 위기죠.”

그나마 그는 7080세대의 끄트머리에서 무대에 종종 서지만 후배들은 설 자리가 아예 없다. 포크문화을 이어온 미사리문화, 라이브까페 문화가 사라지고 쇼 중심으로 나가면서 어쿠스틱 포크 음악의 설자리가 무너진 것이다. 그는 포크 음악을 통기타 정신으로 정의했다. “기타 하나로 사람의 정서를 끌어내는거죠.” 새 싱글이 트로트지만 그는 기타를 포기하지 않고 연주에 참여시켰다. 마지막 포크뮤지션의 자존심이다. 흔히 사람들은 추가열을 알게 되면 세번 놀란다. 우선 그가 대세그룹 엑소가 속해있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라는 사실이다. SM에 포크 가수라니 의문이 일게 마련이다.

2001년 추가열은 미사리 카페에서 통기타를 치며 노래했다. 당시 미사리는 그야말로 화려한 르네상스를 구가하고 있었다. 가수 김도향과 대중음악평론가 이백천이 ‘어어느 녀석이 잘 하나’ 탐색에 나섰다. 그러다 추가열의 무대를 봤다. 둘은 ‘저 녀석 음악 독특하게 하네’ 입을 모았다. 며칠 후 전화가 왔다. 몇날 몇시에 SM으로 오라는 거였다. 노래를 부르는 거라면 가지 않겠다 뻗댔다. 그게 아니라 해서 덜렁 갔다. 그런데 그 자리가 이수만 회장 앞에서 치르는 오디션이었다. 그 말고도 몇 팀이 와 있었다. 자작곡을 선보여야 하는데 걱정이었다. 유일한 자작곡인 뽕키있는 ’나같은 건 없는 건가요‘를 불러야 될지 헷갈렸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는 눈을 감고 불렀다. 노래가 끝나고 눈을 뜨자 이수만 회장이 기립박수하고 흥분을 감추지 못한채 박수를 치고 있었다.

그는 노래가 주는 치유의 효과를 중요하게 여긴다. 암환자들이 자신의 ‘행복해요’를부르며 위로를 받는 모습을 생생히 지켜봤다. 그래서 자주 불리는 유행가는 희망을 노래하는 게 좋겠다는 입장이다. 그의 노래가 밝고 동요같은 마음을 담고 있는 이유다.

이윤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