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헌법재판소가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에서 파면을 결정함에 따라 지난 4년 동안 정부가 추진해왔던 이른바 ‘근혜노믹스’도 막을 내렸다. 근혜노믹스는 경제혁신ㆍ구조개혁을 통해 잠재성장률 4%, 고용률 70%, 국민소득 4만달러를 달성한다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른바 ‘경제부흥’ 구상이었으나, 어떤 것도 달성하지 못하고 막을 내린 것이다.

특히 박근혜 정부가 내세웠던 창조경제와 문화융성ㆍ스포츠산업 육성 등이 부정ㆍ부패 사건의 핵심고리로 얼룩진데다 규제완화를 통한 성장촉진, 노동개혁 등 역점을 두었던 정책들도 대부분 실체가 모호해 경제는 사실상 ‘잃어버린 4년’이 되고 말았다.

정부의 무리한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성장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했고, 국민소득은 10년이 넘도록 3만달러대의 벽을 넘지 못했다. 청년실업률은 사상최고치로 급등하며 ‘고용절벽’, ‘취업절벽’ 등 신조어를 양산했고, 잠재성장률은 신성장동력의 창출 실패와 저출산ㆍ고령화 심화로 2%대로 주저앉았다. 반면에 무리한 경기부양의 후유증으로 민간과 정부 부문의 부채는 급증했다.

성장률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2013년 2.9%에서 2014년 3.3%로 높아지는 듯했지만 2015년 2.6%로 뚝 떨어졌고, 지난해에도 2.7%에 머물며 2%대 성장이 고착화됐다. 정권별 성장률을 보면 김영상(YS) 정부 당시 8% 수준에서 단계적으로 하락해 박근혜 정부에서는 2%대에 머물렀다. YS 정부(1993~1997년) 5년 평균 7.82%에서 김대중(DJ) 정부(1998~2002년)엔 5.32%, 노무현 정부(2003~2008년) 땐 4.48%로, 이명박(MB) 정부(2009~2012년) 땐 3.2%로 떨어졌고, 박근혜 정부 4년 동안엔 2.88%를 기록했다.

반면에 부동산 규제완화 등 무리한 부양책으로 가계부채는 지난 4년 동안 380조5000억원 급증했다. 현정부 출범 직전인 2012년말 964조원으로 1000조원을 밑돌던 가계신용은 2014년 이후 매년 100조원 이상 늘어 작년말 현재 134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가계부채가 우리경제의 ‘시한폭탄’으로 부상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정부가 부랴부랴 은행권 대출을 규제하자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대출이 증가해 저소득ㆍ취약계층의 신용위험이 현실화될 것이란 우려가 높아졌다.

경기부양을 위해 저정투입을 확대하면서 재정상태도 취약해졌고 국가부채도 급증했다. 사회보장성기금을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는 박근혜 정부 출범이후 매년 적자를 보여 지난해까지 4년 동안 120조원을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재정적자 규모는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2013년 21조10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14년 29조5000억원, 2015년 38조원으로 매년 증가했고 지난해에도 추가경정(추경) 예산안을 기준으로 39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를 종합하면 지난 4년 동안의 재정적자 규모가 127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재정적자 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이명박 정부 5년 동안의 재정적자 98조8000억원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이전 노무현 정부 5년 동안엔 재정적자가 10조9000억원으로 거의 균형재정에 가깝게 재정을 운용했던 것에 비하면 박근혜 정부의 재정운용은 사실상 실패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태로는 지속가능성이 위협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재정이 악화된 것이다.

재정적자는 고스란히 국가부채 증가로 이어졌다. 박근혜 정부 출범 직전인 2012년말 425조1000억원이었던 중앙정부 채무는 지난해 11월말 현재 602조6000억원으로 3년 11개월 사이에 177조5000억원 늘었다. 이전 이명박 정부 5년 동안의 중앙정부 채무 증가액 136조원을 크게 뛰어넘는 규모다. 우리나라 경제규모의 확대를 감안하더라도 매우 빠른 속도로 부채가 늘어난 것이다.

결국 박근혜 정부는, 대통령의 파면을 가져온 후진국형 부정ㆍ부패와 직권남용 등 고질적 병폐와 심화된 사회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제외하고, 경제적 측면에서만 보더라도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을 위한 개혁이나 신성장동력 창출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가계부채와 재정적자ㆍ국가부채를 증가시켜 미래세대의 부담만 늘린 ‘잃어버린 4년’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