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은 표정… 포토라인도 그냥 지나쳐 -법원 직원들도 정문 막혀 “돌아가세요”

[헤럴드경제=김현일ㆍ고도예ㆍ이유정ㆍ홍담영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법원 출석을 앞두고 30일 서울 서초동 일대는 이른 아침부터 대규모 경찰 병력들이 배치돼 긴장감을 조성했다.

법원종합청사와 가까운 동문에선 경찰들이 일반인들의 신분증을 일일이 확인한 뒤 들여보내는 등 출입을 엄격히 관리했다.

검찰이 지난 21일 박 전 대통령 출석 당시 서울중앙지검 청사 출입을 완전히 통제한 것과 달리 법원은 일반인들의 재판 일정 등을 고려해 전면 통제까지 하진 않았다. 소지품 검사나 몸 수색도 없었다.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 당시엔 가방과 신체를 수색하는 절차를 거쳐야만 청사로 들어갈 수 있었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이 들어오기로 한 법원 4번 출입구 주변은 평소 볼 수 없었던 가림막을 세워 일반인들의 통행을 차단했다. 사전에 배부받은 비표를 착용한 인원에 한해 접근이 가능했다.

법원종합청사의 중앙 정문도 이날 폐쇄됐다. 정문 쪽으로 접근하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았다. 법원 동관에서 정문으로 이동하는 길목마다 경찰 인력 2~3명이 배치돼 일반인은 물론 취재진과 법원 직원들의 이동을 통제했다. 정문 쪽으로 이동이 막혀 발걸음을 돌린 법원 직원은 “박근혜가 법원 전세를 냈네”라고 읊조리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 역시 이날 정문을 이용할 수 없었다. 법원이 과도한 예우는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박 전 대통령에게 정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검찰이 피의자로 소환된 박 전 대통령에게 이례적으로 서울중앙지검 청사 정문을 열어줬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이 탄 검정색 차량은 법원 쪽 동문이 아닌 검찰청사 쪽 서문으로 들어왔다. 오전 10시19분께 법원에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은 차량에서 내리자마자 빠른 걸음으로 출입구를 통과해 법정으로 올라갔다. 검찰 출석 때와 달리 국민들을 향한 메시지는 내놓지 않았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예상하지 못한 듯 입을 굳게 닫은 채 경직된 표정으로 포토라인석도 그냥 지나쳤다.

한편 법원 밖에서 일부 지지자들이 경찰과 승강이를 벌이는 모습은 이날도 목격됐다. 한 60대 남성은 법원 청사로 진입을 시도하다가 직원과 경찰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군복을 입은 채 태극기를 들고 있는 남성에게 경찰이 다가가 소지품 검사를 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검찰청 울타리 밖에선 박 전 대통령 지지자 30여명이 모여 오전 9시30분께부터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이날 오전 법원과 검찰청사 주변 일대에는 500여명의 경찰 인력이 배치됐다. 경찰 기동대 차량 80여대도 동원돼 청사 주변을 에워싸며 차벽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