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변호인측 직접 출석 연락 서울지법 이동경로 사전답사 영장심사뒤 대기장소도 관심
박근혜 전 대통령이 30일 법원에서 열리는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한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으로부터 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전직 대통령의 영장심사 출석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튿날 새벽 결정될 전망이다.
박 전 대통령 측 손범규 변호사는 29일 “검찰의 주장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께서 직접 또는 측근을 통해 공범 진술 번복토록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거나 기존 증거를 조작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해야 한다고 한다”며 “권좌에서 밀려나서 안타깝고 딱한 처지에 놓여 있는데 구치소에 있는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증거를 조작케 한다는 것인가”라고 했다. 이어 도주의 우려에 대해 “가택연금 상태에 계시지 않나. 누가 이걸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보겠나. 정도가 지나친 것”이라고 했다.
손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법원에서 중점을 두고 직접 소명에 나서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진행되지 않은 절차에서 행해질 일에 관해 미리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영장심사 출석을 결정함에 따라 서울중앙지법도 비상이 걸렸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처음인 만큼 경호와 예우에 대한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제일 큰 문제는 경호문제다.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 조사 당시 서울중앙지검은 다른 피의자ㆍ참고인 조사를 미루며 청사를 사실상 폐쇄했다. 취재진 역시 수를 제한하고 출입을 엄격히 통제했다. 대통령 경호실은 경찰과 함께 내ㆍ외곽 경비를 나눠서 담당했다.
그러나 법원은 폐쇄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루에도 수백 건의 재판이 진행되며 소송 당사자 및 방청객을 합하면 수천 명이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에 경호팀과 법원 관계자는 28일 박 전 대통령의 법원 이동 경로를 사전 답사하며 경호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일각에선 통상의 출입 동선이 아닌 법원 지하 주차장을 통한 출석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영장심사가 끝난 뒤 박 전 대통령의 대기 장소도 관심사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영장심사를 마친 피의자는 구치소나 인근 경찰서 유치장, 검찰청사 내 유치장이 구치감 중 법원이 지정한 장소에서 대기한다.
법원은 통상 구치소를 유치장소로 정해왔다. 별도의 경비 인력이 필요치 않고 안전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달 특검에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역시 서울구치소에서 영장심사 결과를 기다렸다.
그러나 국가인권위원회가 “구속 전 피의자를 구치소에서 대기시키는 것은 인권침해”라는 개선 권고를 내린 뒤 경찰서나 검찰청이 유치 장소로 정해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 구속 영장을 청구한 담당 검사실에서 대기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의 경우 검찰청사 안 구치감이나 영상녹화조사실 등에서 대기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박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에 수감된다. 기각되면 귀가 절차를 밟는다.
한편 이로써 박 전 대통령은 1997년 도입된 영장 실질 심사로 판사 앞에 서는 헌정 사상 첫 대통령이 됐다. 1995년 말 12ㆍ12군사 반란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노태우ㆍ전두환 전 대통령은 영장 서류심사만을 거쳐 구속이 결정됐다.
김진원 기자/
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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