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관광객 발길 끊기며 무허가 게스트하우스 공실↑ 정부 ‘불법 묵인’이 피해 키워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여기 사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썼지요. 사드(THAADㆍ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 이후로는 중국인들이 안 오니까… 그나마 좀 왔다갔다 하는 사람들은 대만인들이에요.”
지난 14일 서울 동대문의 한 오피스텔 1층 편의점에서 일하던 중국인 아르바이트생은 이렇게 말했다. 편의점 손님 상당수가 오피스텔에 숙박하는 관광객이었는데, 사드 사태 이후로 뚝 끊겼다는 얘기였다. 주변의 다른 식당 주인들도 같은 이야기를 전하며 한숨을 푹 쉬었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동대문 일대 오피스텔 시장에 찬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동대문 주변 오피스텔에는 몇년 전부터 의류 사업가들이 중국인 직원들의 거처를 마련하거나, 게스트하우스업자들이 호텔보다 저렴한 숙박을 원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을 노리고 여러 개 실을 임차해 게스트하우스로 활용하며 활기를 띄었다. 그런데 사드 보복으로 중국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자 월 60~70만원에 달하는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업자들이 하나둘 철수하면서 임대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
인근의 A 공인중개업체 관계자는 “게스트하우스는 초기 조선족이나 한국인들이 적게는 5~6개 실을 빌려서 게스트하우스를 차린 경우도 있지만, 자금력을 갖춘 중국 본토인들이 들어온 뒤에는 10층 정도 되는 건물을 월 임대료 3000만~3500만원 정도에 통째로 빌린 이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오피스텔의 게스트하우스 이용은 불법이다. 게스트하우스는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으로 분류되는 데 등록을 하려면 230㎡(약 69.5평) 이하 규모의 주거용 건물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동대문, 신촌 등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을 중심으로는 이같은 ‘불법’ 게스트하우스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호텔 숙박료의 3분의1에도 못미치는 저렴한 가격 덕에 개별 관광객들이 많이 찾았기 때문이다.
신당역 인근의 B 공인중개업체 관계자는 “처음에는 한두 달 기다리면 상황이 풀릴 거라 생각했는데 이제 한계에 다다른 곳들이 생기면서 임대보증금 회수 등 사업 정리 인력 정도만 남겨놓고 중국으로 돌아가는 이들이 생기고 있다”며 “현재는 임대 계약 기간 중이니까 가격 하락 등은 뚜렷하지 않지만, 벌써 월세가 5만원 정도 낮아졌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불법적인 사업 행태가 자동 정리되는 수순이라면서도 그간 관할당국이 사실상 묵인한데 따른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C 공인중개업체 대표는 “그간 구청이 묵인해서 불법적이더라도 시장이 형성됐는데, 그 시장을 통해 생계를 잇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손 놓고 있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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