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와 손잡고 100억 달러 제시 -베인이 51%지분 보유, 나머지는 MBO방식과 유사 -FT, “뒤로 빠진 SK, 일본 내 정치적 반발 피하기 위하기 위함” 해석 -폭스콘, 브로드컴, WD 등 경쟁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한국 SK하이닉스와 연합해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 자회사 최종입찰에 참가한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100억 달러(11조 2300억원)를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2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지난 19일 마감된 도시바의 반도체 자회사 최종입찰에서 이같은 입찰가를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베인캐피털이 제시한 최종입찰가는 도시바가 마지노선으로 제시해온 가격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으로 평가됐다. 이는 천정부지로 치솟기만 하던 적정 매각가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를 낮추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FT는 지적했다.

도시바는 이 반도체 자회사의 적정 가격으로 180억 달러(약 20조 2140억원)이상을 제시해왔고, 궈타이밍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대만의 폭스콘은 인수가로 무려 3조엔(약 30조8664억원) 가량을 제시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최종입찰안은 이 이 회사가 도시바 반도체 자회사 전체 지분의 51%를 보유한다고 명시했다. 나머지 49%는 ▷미국의 기술 기업 2곳 ▷도시바의 반도체 자회사 경영진 ▷소규모 투자자들이 나눠 보유할 수 있다고 적었다. 다만, 미국의 기술기업 2곳은 공개되지 않았다. FT는 이번 인수 제안이 경영자매수(MBOㆍ경영진이 참여하는 인수) 방식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지분 49%는 매각 뒤에도 도시바 반도체 자회사의 경영진을 비롯해 여러 주체들이 보유한다는 뜻이다. 베인이 앞장서고 SK하이닉스가 뒤로 물러난 이 사모펀드의 인수 제안 내용은 일본 내 정치적 반발을 누그러뜨리려는 의도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일본정부는 기술유출 등의 우려로 아시아 기업들의 반도체 자회사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이로 인해 아베 정부는 일본 민관합동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에 인수를 주도하라고 압박해왔다고 FT는 전했다.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털 뒤로 숨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내 정치적 반발을 누그러뜨리려는 의도로 해석했다.

FT는 SK하이닉스가 인수대금 일부를 대지만, 이 자회사의 지분을 보유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베인 주도로 장부외 특수목적법인(SPC)를 세우고 SK하이닉스는 인수자금 일부를 제공하되 그 규모는 노출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입찰안에는 또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WD)이 공동운영하는 일본 욧카이치의 메모리 반도체 공장은 ‘이번 계약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조건도 포함됐다. WD반발을 반발을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FT는 사모펀드가 지배 지분을 보유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과 한국 라이벌기업으로의 기술유출 가능성 등을 우려해 WD가 이 제안에 반대할수 있다고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한편, 최종입찰에 도전장을 낸 기업들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FT는 도시바의 반도체 자회사를 놓고 경합할 후보군으로 ▷대만의 폭스콘 ▷사모펀드인 실버레이크와 공조해온 미국의 반도체 회사인 브로드컴 ▷또다른 미국의 반도체 회사인 WD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 한달 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바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실사 등을 거쳐 내년 3월까지 모든 매각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