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이 존폐 갈림길에 놓였다. 지난 1980년 법이 제정된 이후 두 차례 개정을 통해 ‘의무고발요청제’ 도입으로 ‘전속’의 의미는 다소 희석됐지만, 여전히 공정위의 고발권은 명맥을 유지해 왔다.

전속고발권 폐지 논란의 출발은 지난 정부에서부터 불어닥친 ‘경제민주화’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으로 출발한 ‘경제민주화’는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특히 문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는 재벌개혁의 상징이 되다시피 했다. ‘재벌 저격수’로 불리던 김상조 한성대 교수를 공정위원장 후보자 내정로 내정한 것도 같은 선상이다.

전속고발권의 폐지를 주장하는 측은 그 동안 공정위가 대기업의 횡포에 사실상 눈감은 ‘불공정위원회’로 전락했다며 그 당위성을 제기하고 있다. 10대그룹이 우리 경제의 4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대기업들의 경제력 쏠림 현상이 커지는 동안 경쟁당국이 그들의 불공정행위와 관행에 제동을 걸지 못했다는 것이다.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은 “재벌 대기업의 불법, 부당행위 횡포를 바로잡아야 할 공정위가 오히려 그들을 비호하고 묵인해왔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전속고발권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그동안 공정위가 이걸 제대로 행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전속고발권 유지 혹은 부분개정을 주장하는 쪽에선 시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전속고발권이 폐지될 경우 공정거래사건에 대한 검찰의 직접 개입이 가능해져, 기업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경우 검찰이 시장논리와 고도의 경제분석이 필요한 경쟁제한성 등의 고려없이 형사처벌부터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소상공인과 일반 소비자 간의 법률분쟁이 가능해져 이로인해 고소ㆍ고발이 남발될 경우 이에 대응해야 하는 영세 소상공인들의 경영압박 요인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런 탓에 무턱대고 전속고발권을 폐지하기 보다는 합리적 대안을 찾아 실효성을 높이는 고민을 우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조동근 바른사회시민연대 공동대표는 “기업의 불공정행위를 제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언제 법정소송을 당할 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서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전속고발권을 포함해 새 정부의 개혁정책에 건전한 문제 제기를 해도친재벌, 반개혁 세력이라고 프레임을 씌우는 건 곤란하다”고 밝혔다.


igiza7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