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품귀…채굴용 수십건 매물로 발열따른 기판 훼손 등 주의보
“PC방 사장님이 비트코인 캐던 ‘골병 든 노예’ 되파네요.”
가상화폐 비트코인(Bitcoin) 가격이 폭락하자 한때 품귀 현상이 일던 그래픽카드가 대량으로 중고시장에 풀리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비트코인은 2009년 개발돼 일본과 유럽을 중심으로 정식화폐 인정 움직임이 있는 가상화폐다. 컴퓨터를 통해 수학문제를 푸는 일명 ‘채굴(Mining)’ 과정을 거치면 그 보상으로 가상화폐를 받는 방식이다. 지난 5월 초 일본이 새로운 결제 수단으로 인정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폭등했다. 한때 1비트코인은 3000달러를 돌파했다.
채굴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PC방 사업자들은 가게 문을 걸어잠그고 비트코인 채굴 프로그램을 돌렸다. 채굴에 필요한 컴퓨터를 대규모로 구매했다. 특히 채굴에 핵심 역할을 하는 고성능 그래픽카드는 없어서 못 구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그러나 지난 26일 1비트코인은 2200달러 수준으로 폭락했다. 화폐 자체의 불안정성에 더해 한승희 국세청장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비트코인에 양도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트코인 가격 폭락에 더해 국내 전기요금 등을 계산했을 때 채산성이 맞지 않다는 분석도 나왔다. 현재 최고 성능의 그래픽카드로 채굴해도 한달에 100원도 나오기 힘들며 전기요금까지 고려하면 캘수록 손해인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비트코인 열풍을 타고 채굴 시장에 나섰던 사람들은 대규모로 다시 발을 뺐다. 인터넷 중고상품 거래 사이트에는 그래픽카드를 대규모로 판매한다는 게시글이 수십 건씩 올라왔다.
문제는 해당 그래픽카드에 이상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비트코인 채굴을 위해 업자들은 그래픽카드 오버클락(Overclock)이라는 작업을 거친다. 제조사가 정한 적정 메모리 속도를 임의로 높이는 개조 작업이다. 오버클럭을 거친 그래픽카드는 발열이 심해져 기판이 일부 훼손되거나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채굴은 전기가 들어오는 한 24시간 이뤄진다. 채굴에 사용된 그래픽카드는 혹사된다. 일반 가정집에서 하루 서너시간 게임에 사용되는 것에 비해 발열 등의 문제가 더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중고 시장에 나온 그래픽카드들에 대해 중고 컴퓨터부품 구매 희망자들은 “채굴하던 노예들 파시네요” 등의 조롱 섞인 답글을 달기도 했다.
김진원 기자/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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