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공약에서부터 주장해오던 대기업 증세가 결국 현실화 됐다. 내년부터 초대기업에 적용되는 법인세 최고세율이 22%에서 25%로 오르게 됐다.이로써 법인세 최고세율이 9년 만에 환원됐다.

기획재정부는 2일 발표한 ‘2017년 세법개정안’에서 과세표준 200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법인세율 최고 25%를 적용하기로 했다. 현행 3단계인 법인세율(▷과표 0∼2억원 10% ▷과표 2억∼200억 20% ▷과표 200억 초과 22%)을 개정안에서는 과표 구간에 ‘2천억 초과’를 추가해 세율을 기존 최고세율보다 3%포인트 높게 적용한다.

2009년 이명박 정부 당시 친기업 정책의 일환으로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인하한 뒤 올해까지 법인세 최고세율은 22%에서 고정됐다.

[사진=헤럴드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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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법인세율을 인상하는 배경에는 공약 이행을 위한 새 정부의 재원 마련과 함께 부자 증세 강화를 통한 조세 정의 실현 등 ‘일거양득’의 포석이 깔려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정부는 현재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이행을 위해 5년간 178조원이 필요하다고 추산하고 있다.

현재 과표 2000억원 초과 기업은 2016년 법인세 신고 기준으로 129개에 달한다. 정부는 최고세율 인상에 따라 정부는 법인세 2조6000억원이 더 걷힐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대기업의 연구ㆍ개발(R&D) 투자를 지원했던 세제 혜택에도 제동을 걸었다. 현재 정부는 기업이 기업부설 연구소, 연구개발 전담부서에 쓴 인건비, 재료비, 시설임차료, 위탁 연구비 등을 R&D 투자로 보고 해당 지출의 일부분을 세금에서 깎아주고 있다.

공제율은 당기분, 증가분 방식 중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데, 대기업의 경우 당기분은 해당 기업의 연간 R&D 비용에 대해 1∼3% 세액공제를 받는 방식이고 증가분은 전년 대비 R&D 증가액의 30%만큼 세액에서 빼주는 방식이다.

정부가 세법 개정에 나선 것은 대기업에 적용되는 당기분 R&D 세액공제다. 개정법에 따르면 대기업의 당기분 R&D 세액공제율은 0∼2%로 1%포인트 낮아진다. R&D 실적이 제자리 걸음이어도 일률적으로 제공되던 기본공제율 1%를 없애겠다는 뜻이다. 기업이 혜택이 줄어드는 당기분 대신 증가분을 선택하도록 유도해 R&D투자를 늘리겠다는 노림수다.

일부 설비 투자세액공제도 축소된다. 현재 정부는 공장개선, 자동화, 정보화 시설, 첨단기술시설 등에 대한 투자(생산성향상시설 투자세액공제), 소방, 화학 안전, 기술유출 방지시설 등에 대한 투자(안전설비 투자세액공제), 대기오염방지시설, 폐수처리시설 등에 투자(환경보전시설 투자세액공제)한 기업에 세금을 깎아주고 있다.

정부는 올해까지 적용될 예정이던 생산성향상시설 투자세액공제, 안전설비 투자세액공제를 각각 2019년까지 2년 연장하기로 했다.

단 공제율은 두 투자세액공제 모두 대기업 3%→1%, 중견기업 5%→3%, 중소기업 7%→5%로 각각 축소된다. 2018년까지 시행되는 환경보전시설 투자세액공제율도 대·중소·중견기업 1ㆍ3ㆍ10%로 조정된다.

R&D 설비, 에너지절약시설, 의약품 품질관리시설 등 다른 투자지원 제도에서 대·중견기업 공제율이 각각 1%, 3%라는 점을 고려해 이들 제도와 형평성을 맞춘다는 차원에서다.

최영록 기재부 세제실장은 “대기업 R&D 비용 세액공제, 설비투자 세액공제를 줄이면 세수가 대략 6000억원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80%인 대기업 이월결손금 공제 한도도 내년 60%, 2019년 50%로 점진적으로 축소된다. 현행법상 기업들은 특정 연도에 공제받지 못한 이월결손금을 10년 이내에 공제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대기업이 해당 연도에 소득이 높더라도 이월결손금이 과도해 세금을 내지 불합리가 지적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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