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라인 두루뭉술…절반은 법개정 필요 -예상됐던 복합쇼핑몰 영업시간 규제 빠져 -면세점 포함 여부도 거론없이 ‘어물쩍’ -정치권·유통업체 협조없인 성과 불투명

공정거래위원회의 올해 두 번째 종합대책이 발표됐다. 유통분야 불공정 거래 근절을 위한 3대 전략과 15개 실천과제가 그것이다. 공정위는 이를통해 “비정상적 거래, 예측 곤란 위험으로부터 (납품업체의) 권익 보호를 위한 장치를 마련할 것”이라는 의지를 표명했다.

하지만 벌써부터 “2% 부족한 대책이었다”는 반응이 나온다.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대책들이 두루뭉술하고, 일부는 법 개정이 있어야만 시행이 가능한 내용들이다. 복합쇼핑몰에 대한 영업시간 규제나 면세점의 포함가능성 여부도 거론되지 않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놓은 ‘유통 분야 불공정거래 근절대책’을 놓고 유통가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갑질 근절에는 도움이 돼 궁극적으론 투명성이 강화되겠지만, 유통업체 규제가 너무 심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은 유통가를 상징하는 잠실 롯데월드타워몰.   [제공=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놓은 ‘유통 분야 불공정거래 근절대책’을 놓고 유통가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갑질 근절에는 도움이 돼 궁극적으론 투명성이 강화되겠지만, 유통업체 규제가 너무 심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은 유통가를 상징하는 잠실 롯데월드타워몰. [제공=연합뉴스]

▶15개 과제 중 7개가 ‘법개정 필요’=공정위는 14일 앞서 발표한 근절대책과 관련해 “15개 실천과제 중 7개가 법 개정이 필요하며 차질없이 이행하기 위해 국회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법 개정이 필요한 7개 실천과제는 ▷최대 3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 ▷지자체와 협업을 통한 분쟁조정제도 운영의 확대 ▷정액 과징금 제도 개선 ▷복합쇼핑몰ㆍ아울렛 입점업체도 대규모유통업법 보호대상에 포함 ▷납품업체 종업원 사용 시 대형유통업체가 인건비 분담 ▷판매분 매입금지(기존 ‘선판매 후매입’ 제도의 개선과 ‘선매입 후판매’ 시스템의 정착) ▷대규모유통업 공시제도 도입 등이다.

이중 세 가지는 정치권과의 협의를 통해 법개정 절차가 진행중이지만, 나머지 네 개는 그 조짐조차 보이지 않고있다.공정위는 ‘정부 입법안 발의’를 통해 이를 해결한다는 방침이지만, 향후 정치권이나 관련업계의 반발이 뒤따를 경우 일부 실천과제는 진행이 힘들 수도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강한 의지를 내비친만큼 개혁도 강력하게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향후 정치권과 유통업계의 협조가 뒤따라야만 개혁이 시행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복합쇼핑몰 영업 규제는 어디로?=실천과제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됐던 복합쇼핑몰의 영업시간 규제(주 2회 휴무ㆍ오후10시~오전10시 영업금지)가 포함되지 않은 것도 석연치 않다는 평가다.

이번 대책은 복합쇼핑몰에 대해서 기존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일부 점포들(롯데자산개발 소유ㆍ신세계사이먼ㆍ신세계프라퍼티 소속 복합쇼핑몰과 아울렛 매장들)을 대규모유통업법의 규제 대상에 포함시키는 데 그쳤다. 이들 점포는 기존에는 매장을 소유한 법인이 ‘부동산 임대업자’로 분류돼 법 규제의 적용을 받지 않아 왔다.

이에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된다”면서 “앞으로 각종 영세 상권을 보호할 수 있는 추가적인 시행령과 실천과제들이 추가돼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놓은 ‘유통 분야 불공정거래 근절대책’을 놓고 유통가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갑질 근절에는 도움이 돼 궁극적으론 투명성이 강화되겠지만, 유통업체 규제가 너무 심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은 유통가를 상징하는 잠실 롯데월드타워몰.   [제공=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놓은 ‘유통 분야 불공정거래 근절대책’을 놓고 유통가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갑질 근절에는 도움이 돼 궁극적으론 투명성이 강화되겠지만, 유통업체 규제가 너무 심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은 유통가를 상징하는 잠실 롯데월드타워몰. [제공=연합뉴스]

▶복잡한 관련법, 유통업체 적용도 복잡=유통산업발전법의 대상에서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대규모유통법에는 포함될 여지가 있는 면세점에 대해서도 이번에 정확한 정체성 규명이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2016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유통산업발전법에서는 면세점을 ’대규모점포‘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대형마트와 전문점, 백화점, 쇼핑센터들만이 여기 해당된다. 하지만 대규모유통업법에서는 소매업종 매출액이 연간 1000억원 이상인 유통업체의 경우 법 적용의 대상으로 포함시키고 있다. 여기서 관련법상 상충이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조금 지켜보자는 입장”이라며 “법무팀도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돼야 대응책을 마련해볼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