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정부가 건강보험 지출을 역대 최대폭으로 늘리는 이른바 ‘문재인 케어’에 본격 시동을 걸면서 향후 닥칠 초고령사회에도 재원 조달이 가능할지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결국에는 건보료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혜택이 확대되는 만큼 결국 보험료가 오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2022년까지 건보료 누적적립금 20조원을 비롯해 신규 재정 등을 합한 30조6000억원을 투입해 미용과 성형 등을 제외한 모든 비급여 의료비 항목을 건강보험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을 마련했다. 건강보험 보장성을 현 63.4%에서 2022년까지 70%로 끌어올리는 등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크게 낮춘다는 게 골자다. 비급여 의료비 부담을 2015년 13조5000억원에서 2022년 4조8000억원으로 64% 낮춰 국민 부담 의료비를 현 1인당 50만4000원 수준에서 2022년 41만6000원으로 약 18% 감소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번 대책에는 의료비 부담이 큰 비급여 항목인 자기공명영상(MRI)과 초음파, 추간판탈출증(디스크) 등에 대한 건보 적용과 노인, 아동, 여성 등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비 절감 대책에 대한 내용 등이 담겨 있다.
문제는 재원이다. 정부는 20조원 가량 쌓여있는 건강보험 누적적립금으로 충당, 국민부담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건강보험에 대한 정부지원 6조9000억원의 확대도 지속 추진해나가고 보험료 부과기반 확대를 통해 보험료 수입을 확충하는 한편, 재정의 누수가 없도록 건강보험 지출 효율화 대책을 추진해 국민들의 보험료 부담이 최근 10년(2007~2016)간 평균 보험료 인상률(3.2%) 수준에서 관리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하지만 보장성을 대폭 강화한 만큼 건보료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보장성강화 정책을 고려했을 때 연 5~6%로 대폭 인상하지 않을 경우 재정악화를 막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더욱이 노후준비가 제대로 되지않은 베이비부머가 65세가 되기 시작하는 2020년부터 의료비 지출이 늘고 이를 메우기 위한 정부의 재정부담도 커질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기재부는 지난 3월 ‘사회보험 중기 재정 추계’에서 ‘현 체계를 유지한다는 가정 아래’ 건보 수지가 당장 2018년 적자로 돌아선 뒤 2023년 적립금이 모두 소진되고 2025년에는 적자규모가 2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한바 있다. 보건사회연구원도 최근 인구변화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로 2020년에 건보 적자규모가 19조원 발생한다며 보다 이른 재정 악화를 예측하기도 했다.
복지부는 기재부가 수년간 미지급하고 있는 건보 지원금 15조원을 받으면 2022년까지 건보 흑자(누적 적립금) 20조 중 10조원 가량을 남길수 있다고 보고 있다. 10조원은 보험금 청구에서 지급에 걸리는 45일 동안 버틸 수 있는 최소한의 적립금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기재부는 국민건강보호법과 국민건강증진법 등에 건보료 예상수입액의 20%를 지원해야 하지만 예상액을 낮게 책정하는 방식으로 13~14%만 지급해왔다”며 “법정지원액만 제대로 들어와도 건보료 인상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보료 인상에 따른 저항을 최소화하려면 이번 조치로 반사이익을 누리게 될 민간보험사가 실손보험료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복지부는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이번 대책을 통해 최종적으로 비급여로 분류된 의료비에 대해선 실손보험금도 지급하지 않도록 민간보험사에 권고할 예정이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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