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뱅 1000억-카뱅 5000억 실탄 예상밖 대출 속도에 조기 결정 인뱅 공격적 영업에 市銀들 긴장 국내 양대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잇따라 조기 증자로 자본금 확충 전쟁에 나섰다. 일단 규모에선 카카오뱅크가 앞섰다. 현행 은행법의 ‘은산분리’ 규제가 두 인터넷은행의 자본금 확충 능력을 갈랐다.
카카오뱅크는 영업 2주만에 200만 계좌를 돌파하고 지난 11일 기준 수신 1조 2190억원, 여신 8807억원을 기록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대출 증가 속도에 11일 이사회에서 5000억원의 조기 증자를 결정했다. 초기 자본금 3000억원의 1.8배가 넘는 대규모 자본 확충으로 영업폭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뜻이다.
이번 증자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최대 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역할이 핵심적이다. 카카오뱅크 지분 58%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전체 유상증자 금액 5000억원 중 2900억원을 투입해야 한다. 업계는 한국투자금융지주가 계열사를 통해 중간배당을 받으면 카카오뱅크 유상증자에 필요한 자금 대부분을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BIS 비율을 8%로 가정할 때, 단순 계산해보면 카카오 뱅크는 약 10조원까지 대출 자산 확대가 가능하다”면서 “현재 9000억원에 이르는 카카오뱅크의 대출자산 상당부분은 마이너스 통장 대출로 추정되는데, 일단 개설해놓은 예비 수요를 고려하면 카카오뱅크의 실제 대출 익스포저는 이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현행법상 ‘은산분리’ 규제 영향을 받지 않는 카카오뱅크가 조기 증자를 결정함으로써 시중은행 입장에서는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됐다.
카카오뱅크는 소매금융을 기본으로 ‘은행 기본기’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지난 카카오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카카오뱅크가 이론적으로 은행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이번 증자가 완료되면 재무건전성이 한 층 더 강화되고 혁신적인 상품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든든한 여력을 추가로 확보하게 된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도 이에 앞서 지난 10일 이사회에서 주당 5000원 2000만주 규모 신주 발행을 결정했다. 연내 1000억원 규모의 증자를 우선 시행하고 내년 초 1500억원의 추가 증자를 한다는 계획이다.
자본금 소진으로 마이너스 통장 등의 대출을 중단했던 케이뱅크 입장에서는 이번 증자 결정을 통해 숨통을 틔우게 됐지만, 카카오뱅크의 5000억원 규모에 비해서는 현저히 적다. 증자에 있어서는 금융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최대주주인 카카오뱅크에 비해 비금융사인 KT가 최대주주인 케이뱅크가 불리한 입장이다. 케이뱅크 입장에서는 은산분리 등 제도 완화를 통한 자본금의 충분한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3의 인터넷은행 출범까지 거론되고 있어, 은행법 개정이 신속히 되지 않으면 자본금 여력이 인터넷은행의 경쟁력을 가르는데 핵심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케이뱅크가 영업을 먼저 시작하고도 공격적으로 시장을 확대하지 못하는 것도 결국 자본금 여력이 충분치 못해 발목을 잡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황유진 기자/
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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