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우리 경제가 중대 기로에 직면했다. 눈덩이 가계부채와 일자리 위축ㆍ양극화 등 내부 문제도 문제지만,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로 인한 안보 리스크에다 미국의 전방위 통상압박, 중국의 사드보복 등 대외리스크가 쓰나미처럼 몰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둔화 조짐이 뚜렷해지는 국내 상황과 맞물려 ‘10월 위기說’이 고개를 들고 있다.

무엇보다 최고조에 이른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될 기미도 없이 장기화면서 경제심리를 짓누르고 있다. 북한과 미국의 ‘말 폭탄’ 공방에 이어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 등 추가도발에 나설 경우 한반도 정세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국면에 빠질 가능성이 많다. 특히 북한이 대형 기념일이 많은 이달 중, 특히 오는 18일 중국공산당 당대회 개막일을 즈음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이 군사적 옵션을 검토하는 등 그야말로 ‘폭풍 전 고요’와 같은 상황이다.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미국의 통상압박과 중국의 사드보복 등 대외리스크가 쓰나미처럼 몰려와 한국경제가 중대한 시련기를 맞고 있다. 사진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추석 연휴 직전 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사진=헤럴드경제DB]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미국의 통상압박과 중국의 사드보복 등 대외리스크가 쓰나미처럼 몰려와 한국경제가 중대한 시련기를 맞고 있다. 사진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추석 연휴 직전 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사진=헤럴드경제DB]

지금까지는 전쟁으로 치닫진 않을 것이란 ‘학습효과’로 금융시장이나 실물경제의 영향이 제한적이었지만, 우리경제가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불안한 상황을 언제까지 버틸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이런 불확실성 자체도 경제활력엔 치명적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정부의 통상압력은 갈수록 노골화돼 자동차와 가전등 우리의 주력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등 ‘미치광이’ 전략까지 거론하며 FTA 개정협상을 몰아부쳐 관철시켰고,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을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대상으로 지목하는 등 전방위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여기에 조만간 발표될 미 재무부의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경우 우리경제는 더욱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북한 관련 리스크 관리를 위해 미국과의 공조가 절실한 한국 정부로서는 경제 분야의 협상력 약화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정부는 이런 상황을 십분 활용해 경제적 실리를 극대화할 것으로 보여 우리경제가 그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은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을 1년 넘도록 지속하고 있다. 한류 등 문화와 관광ㆍ유통 등 관련산업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있고, 이젠 한국이 중국 시장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 중국 수입시장에서 한국 수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5~2016년에만 해도 10%를 넘었지만 올들어 8월까지 9.4%에 머물면서 10% 밑으로 떨어졌다.

대외리스크가 파도처럼 밀려오는 가운데 국내경기는 올 1분기 ‘반짝’ 반등에 이어 후반기로 오면서 활력이 다시 저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외리스크 관리와 함께 경제 불안심리를 안정시킬 확고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9일 기재부 간부회의를 소집해 “연휴 기간 중 시장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 다행스럽다”면서도 “북한 문제 등 여러 발생 가능한 상황에 대비해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등 시장안정 유지를 위해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