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재편, 신규투자 재원 마련 위해 - 삼성 “아직 공식적인 결정 없어”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삼성그룹이 현재 보유 중인 한화종합화학 지분 전량에 대한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 계열사이던 삼성종합화학은 2015년 한화에 팔리면서 한화종합화학으로 이름을 바꿨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물산과 삼성SDI는 각각 20.05%(약 852만주), 4.05%(약 172만주)를 보유하고 있는 한화종합화학 지분을 모두 팔기로 하고, 외국계 투자은행(IB) 한 곳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측이 보유한 이 지분은 2015년 삼성그룹이 화학·방산 관련 4개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한 ‘빅딜’ 당시 남겨 놓은 잔여 지분이다. 잔여 지분 전량에 대한 매각 가격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과거 한화그룹은 2021년까지 한화종합화학을 상장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삼성이 보유한 잔여 지분을 현금화할 수 있게 길을 열어주겠다는 뜻이었다.

삼성물산과 삼성SDI는 2022년까지 한화종합화학의 기업공개(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보유지분을 일정 금액에 한화에 되팔 수 있는 풋옵션(주식매도청구권)도 받았다.

삼성이 2022년까지 기다리지 않고 시장에 보유지분을 팔겠다고 나선 것은 사업 재편과 신규 투자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2015년 9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하면서 탄생한 현재의 삼성물산은 건설, 패션, 바이오 등 분야에 집중해 2020년 매출 6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각에선 한화종합화학의 기업가치가 높아진 지금이 삼성 입장에서 지분 현금화를 위한 최적기로 판단했다는 분석도 있다.

2015년말 2656억원이던 한화종합화학의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은 지난해 5753억원으로 121% 증가했다. 석유화학회사의 총 기업가치가 EBITDA의 6∼8배 이상임을 고려하면 현재 한화종합화학의 가치는 약 3조5000억∼4조6000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풋옵션 등을 고려할 경우 삼성 입장에선 언제든지 한화종합화학의 지분을 현금화할 수 있다”며 “다만 잔여 지분 매각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