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트럴파크, 늦도록 길거리공연 줄지어 -민원 마포구ㆍ서대문구 압도적 1ㆍ2위 -주민들 “공연시간ㆍ음량에 유의해주길”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뷰티풀 라이프~ 난 너의 곁에 있을게~ 뷰티풀 라이프~ 너의 뒤에 서 있을게~.”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지난 4일 토요일 해질 무렵의 ‘연트럴파크’ 사거리에서 전자피아노 연주가 시작됐다. 인근 가게에서 전기를 끌어온 대형앰프 2개가 노래를 흘려 보냈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숲길은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를 닮았다하여 ‘연트럴파크’로 불리운다. 야트막한 잔디밭이 펼쳐진 사이로 가로수가 놓여 있다. 인근에 분위기 좋은 카페와 술집, 음식점들이 자리 잡으면서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음악을 하는 젊은이들에게 버스킹(Buskingㆍ길거리 공연)을 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장소를 찾기는 쉽지 않다.
인기 드라마 ‘도깨비’의 주제곡 뷰티풀을 부르는 A씨의 공연 역시 그렇게 최고조에 이르렀다. A씨는 마이크를 앞으로 향하며 “다같이”를 외쳤다. A씨 주변을 둘러싼 관객 50여 명은 후렴구를 따라 불렀다.
서울 마포경찰서 연남파출소에서 50m 떨어진 곳에는 또 다른 버스킹 팀이 자리를 잡았다. 이번엔 기타다. 소형 앰프와 마이크만을 들고 나온 단출한 구성이다. B씨는 인근 편의점에서 사온 캔맥주로 목을 축이며 가수 김현철의 ‘춘천 가는 기차’, 가수 유재하의 ‘우울한 편지’ 등을 연속으로 불렀다.
이날 연트럴파크에 여자친구와 함께 왔다는 김상호(32) 씨는 “버스킹 덕분에 놀러나온 분위기도 살고 좋은 것 같다”며 호평했다.
문제는 아무리 좋은 노래 소리라도 매일 같이 반복되면 다르게 다가온다는 점이다.
A 씨와 B씨가 공연을 하던 연트럴파크 사거리에서 직선거리로 100m 떨어진 곳에는 연남동코오롱하늘채아파트가 있다. 그 뒤로는 청기와아파트, 연남아파트, 무지개아파트가 있다. 아파트 외에도 빌라와 원룸, 단독주택들도 줄지어 있다.
이현수(가명) 씨도 버스킹에 시달리는 연남동 주민 중 하나다. 이 씨는 “버스킹 자체를 아주 밤늦은 시간까지는 하지 않지만 그래도 밤 10시까지는 한다. 창문을 닫아도 시끄럽고 퇴근해서 자기 전까지 서너 시간은 시달린다”고 했다.
이어 “종종 앰프를 크게 해놓고 부르는 사람들도 많다. 그럴 때는 내 방의 다른 소리가 안 들리기도 한다”며 “노래를 못하는 사람도 많이 해서 듣기 마냥 좋은 것만도 아니고 따라 부르는 팬 같은 사람들도 ‘꺅꺅’ 소리를 지를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버스킹으로 인한 민원은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가 2017년 국정감사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10건에 불과했던 버스킹 민원 신고건수는 연평균 72% 수준으로 증가했다. 2017년 8월 기준 77건을 기록했다. 5년 사이 8배가 증가했다. 구(區)별 누적 건수로는 홍대와 연트럴파크가 위치한 마포구가 78건으로 가장 많았고, 신촌이대거리를 끼고 있는 서대문구가 24건으로 뒤를 이었다.
연남동 인근 주민들은 구청에서 버스킹을 단속하기보다는, 버스킹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소리를 좀 더 낮추거나 아니면 7~8시까지로 너무 늦은 시간에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보였다.
이 씨는 말했다. “2015년 7월 연남동으로 이사 올 때 소음을 고려하지 않았는데 앞으로 이사할 때 소음 문제를 무조건 1순위로 염두에 둬야겠다.”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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