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채용프로세스 개선안 발표 서류전형 폐지·전면 블라인드채용 개인정보 제출 자체를 원천 차단 업계, 내년 외부면접관 도입 논의 금융감독원이 서류전형 대신 완전 블라인트 채용 방침을 세우면서 이른바 ‘스펙’과 ‘배경’을 평가하는 서류전형은 금융권에서 곧 사라질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공기관 채용비리와의 전쟁’을 선포했고 감독기관인 금감원까지 앞장을 선 만큼 ’채용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금융권으로서는 따르지 않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는 9일 나온 금감원의 쇄신안을 참고해 채용 프로세스 개선안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금감원과 우리은행 채용비리는 검찰 수사를 받고 있으며 금융당국은 유관 공공기관과 14개 시중은행에 대한 채용 현황 전면 점검에 들어간 상태다. 우리은행만이 지난 8일 내부혁신 태스크포스를 구성한다는 사실만 간략하게 발표했을 뿐, 아직까지 구체적인 채용 개선안을 낸 기관이나 금융사는 없다. 금감원의 선제적으로 발표한 쇄신안이 다른 금융 공공ㆍ민간기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이유다.
대형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전형은 이미 진행 중이어서 변화가 어렵다”며 “이미 블라인드 면접은 시행 중인데 내년부터 외부 전문가가 면접관으로 참여하는 방식을 도입할 지는 논의해 봐야 한다”고 했다. 또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서류 전형 폐지나 블라인드 면접 등 채용절차 전반의 공정성을 제고하는 방향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현재까지 금융기관 대부분은 ‘블라인드 채용’을 내세우고 있지만, 서류전형 자체는 유지하고 있다. 그나마 업계가 적용 중인 현행 ‘블라인드 채용’은 입사지원자가 제출한 개인정보를 심사관이나 면접관이 알 수 없도록 하는데 그친 ‘부분 블라인드 방식’ 혹은 ‘블라인드 면접’ 이다. 입사지원자의 서류를 볼 수 있는 인사관련 부서나 고위 임원을 통한 청탁 등이 완전히, 원천적으로 배제되기는 어려운 구조다. 금감원과 우리은행의 채용비리에는 내부조직ㆍ금융계나 정ㆍ관ㆍ재계 유력ㆍ고위인사 등의 자녀나 친척, 지인 등의 청탁 의혹이 있다.
현재 가장 높은 수준의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도입한 곳은 한국은행이다. 서류전형이 있지만, 입사지원서에 담기는 정보를 최소화했다. 올해부터 주소ㆍ성별ㆍ출신학교ㆍ학교성적ㆍ가족사항ㆍ제2외국어 등의 기재를 폐지했다. 이름과 어학성적, 자기소개 항목만 포함된다. 인사담당부서조차도 입사지원자 본인확인을 위한 이름만 알 수 있을 뿐 전형 전 과정에서 개인정보 노출이 차단된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전 임직원이 입사지원자의 정보를 전혀 알 수 없다”며 “올해 최종 합격자의 성별ㆍ학력ㆍ학교별 분포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서류전형 자체가 폐지되면 채용 전 과정에서 입사지원자의 개인 신상 노출이 완전히 차단돼 청탁 등의 비리가 원천적으로 방지될 수 있다는 것이 금감원 쇄신안의 취지다.
한편 금감원의 쇄신안이 유관 공기관ㆍ단체ㆍ협회 등의 비리 임직원 제재 기준 강화 및 비리 행위 예방 방안에도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거리다. 금감원은 비리 행위 예방을 위해서 임직원과 직무 관련자와의 사적 접촉도 금지하고 원내 면담에는 동료 임직원 동행ㆍ서면 보고를 의무화할 방침이다.
이형석ㆍ도현정 기자/suk@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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