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TE 기반으로 휴대성 극대화 - 대용량 배터리ㆍ풍부한 음질 강점 - 월 1만원대 별도 요금제 가입 필요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바다를 건너 득달같이 닥치는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한다. 어느새 만조 시간이 됐는지 들어차는 바닷물 위로는 햇살이 발갛게 물든다. 직접 부산을 떨며 내린 드립커피 한잔을 손으로 감싸 쥐고 있자니 역시 이럴 때는 분위기 있는 음악이 필요하다 싶다. 겨울바다를 바라보며 무심한 듯 입을 연다. “지니야, 아이유 노래 틀어줘”

‘기가지니 LTE’는 KT가 지난달 23일 내놓은 인공지능(AI) 스피커다. 최근 쏟아지는 AI 스피커 중에서는 유일하게 LTE를 기반으로 했다. 즉, 와이파이를 연결하려고 끙끙대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나 AI 스피커를 쓸 수 있는 셈이다.

지난 주말, 강화도 여행길에 나선 김에 ‘기가지니 LTE’를 챙겼다.

일단 모양은 검은색 원통형으로 심플하다. 얼핏 봐서는 디자인 소품 같기도 할 만큼 세련돼 보인다. KT는 텀블러와 비슷한 크기라고 설명한다. 직접 들고 돌아다녀보니 생각보다는 다소 무게감이 있었다. 음료를 가득 채운 텀블러와 비슷한 느낌이다.

‘휴대성’이 강점답게 배터리 용량도 4100mAh다. 기존 출시된 AI 스피커 중 가장 용량이 크다. 오디오 재생 기준으로 최대 8시간 연속 쓸 수 있는 용량이다. 실제 출발 전 ‘기가지니 LTE’의 배터리가 80% 이상 충전된 상태로 출발했는데, 2박3일 여행기간 동안 한 번도 충전하지 않았다. 웬만한 하루 일정의 야외 나들이에서는 배터리 걱정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그(LTE 라우터)와 AI 스피커가 결합됐다”는 회사의 설명답게 노트북 등 다른 기기를 연결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점도 편리했다. 별도의 스마트폰 테더링 없이 바닷가에 앉아 음악을 들으면서 노트북을 쓸 수 있었다.

또 다른 포인트는 음질이다. ‘기가지니 LTE’는 외관에 KT, 혹은 ‘기가지니’라는 회사명이나 브랜드명이 없다. 원통형 기기 하단에 ‘하만 카돈’이라는 로고만 있을 뿐이다. 미세한 음질 차이에는 다소 둔감한 편이지만, 야외에서 음악을 재생하니 깊고 웅장한 소리에 감탄이 나왔다. 철썩 거리는 파도소리와 여기저기 놀러 나온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지만 오히려 ‘기가지니 LTE’의 볼륨을 낮춰야 할 정도였다.

‘기가지니 LTE’의 기능 자체는 IPTV 셋톱박스와 연동한 기존 ‘기가지니’와 동일하다. 날씨, 교통정보 등 생활정보 조회와 뉴스브리핑, 지니뮤직, 감성대화, 도어락ㆍ가전기기 제어 등 홈 IoT 기능 등이다.

사실 이러한 기능들 자체는 최근 시중에 출시된 AI 스피커들이 대부분 제공하는 기능이기도 하다. 때문에 AI 스피커 자체로의 기능보다는 그것을 넘어선 ‘휴대성’이 ‘기가지니 LTE’만의 매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AI 스피커 가격 외에도 매달 1만원 가량의 LTE 요금을 내야 하는 점은 소비자가 구매여부를 결정할 때 다소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가지니 LTE’의 가격은 26만4000원이지만, 공시지원금을 고려했을 때 실제 구매가격은 5만9000~9만8000원이다. 이용자는 월 1만1000원의 ‘데이터 투게더 라지’ 요금제에 가입하면 ‘기가지니 LTE’ 전용 데이터를 매달 1GB 쓸 수 있고 스마트폰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다. 각각 월 1만6500원(10GB), 월 2만4200원(20GB)의 ‘스마트 디바이스’ 요금제에 가입해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