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정유라 위증죄 부담 불구 진술 인정땐 ‘범죄수익 은닉’ 감형 사유

오는 27일 항소심 결심 공판을 앞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이 중대 전환점을 맞았다.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 입증의 핵심 요인인 ‘말 세탁 의혹’에 대한 최순실씨의 반박 진술이 처음으로 나오면서다. 최씨가 교환을 시도한 말의 소유권이 삼성에 있다 주장한 이날 증언은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는 물론 이에 따른 연결고리인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 혐의 등과 연관돼 있어 이 부회장의 2심 선고에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20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과 삼성 전직 임원 등 5명에 대한 15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순실씨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제기한 ‘말 세탁’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진술을 쏟아냈다.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인물인 최순실씨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재판에서 ’말은 삼성 소유‘ 라는 진술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은 20일 서울고등법원에 들어서고 있는 최순실씨.  [연합뉴스]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인물인 최순실씨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재판에서 ’말은 삼성 소유‘ 라는 진술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은 20일 서울고등법원에 들어서고 있는 최순실씨. [연합뉴스]

최씨는 이날 2016년 8월 22일 삼성과 말 중개상 헬그스트란드와 체결한 마필 교환 계약에 대해 “삼성과 말 중개상 헬그스트란드가 마필 매매 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삼성이 갑작스럽게 더는 지원을 하지 않는다고 통보해 서둘러 다음 달 말 교환을 시도했다”고 증언했다.

특검이 이에 마필의 소유권이 삼성에 있음에도 최 씨가 임의대로 교환을 시도한 것을 문제 제기하자 최씨는 “‘블라디미르’와 ‘스타샤’ 등 좋은 말이 시장에 급하게 나와 (삼성에) 물어볼 시간적 여유도 없이 계약을 체결했다”며 “비록 말들이 삼성 소유라는 것을 알았지만, 삼성의 지원 중단을 선언하자 어떻게든 한 번 해보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삼성이 교환을 중단시켰다”고 덧붙였다.

이는 이른바 특검이 제기한 말세탁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진술이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삼성이 헬그스트란과 체결한 그해 8월의 계약을 허위매매계약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허위가 아니라면 헬그스트란이 이후 최씨 측과 또 다른 교환계약을 체결할 리 없다는 논리다.

2016년 9월 당시 최씨는 비덱스포츠 명의로 헬그스트란드와 ‘비타나V’, ‘살시도’를 ‘블라디미르’와‘스타샤’로 교환하고 차액을 청구하는 내용으로 ‘말 교환’ 계약을 맺었는데, 특검은 이를 근거로 삼성과 최 씨가 공모해 사실상 ‘말 세탁’을 했다고 주장해왔다. 말 소유권이 최씨 측에 넘어갔기 때문에 이런 교환이 가능했을 것이란 논리다.

이에 대한 이날 최 씨의 증언은 2015년 8월 삼성이 코어스포츠와 맺은 용역 계약에 있어 마필 및 마필 운송 차량의 소유권이 삼성에 있다는 삼성 측의 주장과 맥을 같이 한다.

최씨의 이날 증언은 특히 자신의 딸인 정유라씨의 발언을 뒤집는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정씨에게 위증 혐의를 가져다 줄 수 있음에도 이 부담을 안고 정씨의 증언을 반박하는 진술을 했다는 점에서 신빙성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1심 재판에서 정씨는 “엄마가 ‘말을 돈주고 살 필요 없다’ ‘삼성 말을 네것처럼 타라’고 말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최씨의 이날 증언은 더불어 다음달로 예상되는 이 부회장에 대한 2심 선고에도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말 소유권이 삼성에 있다는 최씨의 진술이 재판부에서 받아들여질 경우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는 물론이고 이와 연결된 횡령,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 혐의 등의 감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1심에서는 마필 매매ㆍ교환 계약이 허위라고 판단, 이 부회장에게 ‘범죄수익 은닉’ 혐의에 관해 유죄를 선고한 바 있다.

정순식 기자/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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