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새해 첫 현장방문 일정으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찾았다. 그러나 직선 거리로 8키로미터, 차량으로 불과 10여분 거리에 있는 삼성중공업 조선소는 찾지 않아 이유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표면적 이유는 이날 방문 일정이 ‘신북방정책’ 추진 의지를 밝히기 위해 마련됐다는 점이다. 대우조선에 7조원이 넘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것도 원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대선 기간중이었던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로 인사사고가 났던 것도 문 대통령이 삼성중공업을 방문치 않은 원인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3일 오전 대우조선해양 거제 옥포조선소를 찾아 LNG 운반 쇄빙선(야말 5호·블라디미르 러사노브) 출항을 기념했다. 해당 선박은 당초 지난해 12월 31일 출항이 예정돼 있었으나, 청와대 측 요청으로 출항 일정을 닷새 뒤인 1월 4일로 연기했다.

문 대통령은 야말 5호 선상에서 발표한 연설문에서 “역사 이래 바다를 포기하고, 강국이 된 나라는 세계 역사에 없다. 우리는 개방통상국가의 길을 걸어왔고, 앞으로도 그 길로 나가야 한다”며 “해양강국의 비전은 포기할 수 없는 국가적 과제”라고 강조햇다.

이날 현장방문 행사 참여한 인사 면면도 눈에 띈다. 우선 장하성 정책실장 등 경제라인이 모두 동행했는데, 그 가운데엔 송영길 북방경제협력정책위원장과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함께했다.

송 위원장의 이날 동행은 문 대통령의 새해 첫 대외 일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완성된 야말5호는 러시아가 국책 사업으로 추진중인 야말 프로젝트에 투입된다. 러시아는 에너지 확보를 위하 27조원 가량을 투입해 야말 반도 인근에서 LNG를 개발 중이며, 개발된 LNG 운반을 위해 대우조선해양에 LNG 운반 쇄빙선을 발주했다. 대우조선이 지난 2104년 수주한 LNG 운반선은 모두 15척으로, 야말 5호의 경우 5번째로 완성된 LNG 운반 쇄빙선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일정은 메시지다. 새해 첫 대외 활동으로 야말 프로젝트에 투입될 예정인 LNG 운반 쇄빙선을 찾아 관련 직원들을 격려한 것은 신북방정책을 새해에도 강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동행도 눈에 띈다. 대우조선은 현재까지 약 7조원 가량의 공적 자금이 투하된 기업으로, 대주주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지원 결정 과정에서 금융위원회는 대우조선 지원에 적극적이었고, 이에 반해 산업통상자원부 측은 ‘유보적 입장’을 피력하며 ‘금융위vs산자부’ 사이 갈등 양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은 정부 조선소다. 국책은행이 대주주여서 사실상 정부 조선소로 통한다”고 말했다.

대선 기간이던 지난해 5월 1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크레인의 붐대가 부러지면서 휴식을 취하던 작업자 수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 역시 문 대통령이 삼성중공업 조선소를 찾지 않은 원인 중 하나로 풀이된다. 당시 다친 모든 인부가 하청업체 직원들로 알려지면서 ‘위험의 외주화’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의 고향인 거제도의 경제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두 조선소 업황에 따라 극심한 부침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5년부터 2년간 이어진 극심한 수주 부진 상황은 올해 조선산업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