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지난 30일 이후 나흘연속 매도우위 코스피·코스닥 시장서 2조 이상 순매도 美 국채금리 급등에 위험자산 선호 ‘뚝’

외인·투신권에서는 지수상승 베팅 나서 전문가 “금리 안정까지 저가매수 지양을” 지난달까지만 해도 끝 모르고 질주하던 국내 증시가 이달들어 크게 하락하고 있다. 미국의 국채금리 급등이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위축시켜 글로벌 증시 급락으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의 역대급 매도세가 몰리고 있는 탓이다. 글로벌 유동성 긴축을 앞두고 ‘장기 조정’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우려와, 최근 하락장을 ‘저가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이 엇갈리고 있다.

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8.05포인트(1.51%) 내린 2487.34에 장을 열었다. 전주 고점(2607.10)과 비교하면 4.59% 급락한 수준이다. 코스닥의 하락폭은 더 깊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지난달 30일 장중 최고치(932.01)에서 5.94% 하락한 876.63에 장을 열었다.

5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38.05포인트 하락한 2,487.34에 개장, 원/달러 환율은 10.3원 오른 1,090.0원에, 코스닥은 22.84포인트 하락한 876.63에 개장했다.  [연합뉴스]
5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38.05포인트 하락한 2,487.34에 개장, 원/달러 환율은 10.3원 오른 1,090.0원에, 코스닥은 22.84포인트 하락한 876.63에 개장했다. [연합뉴스]
5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38.05포인트 하락한 2,487.34에 개장, 원/달러 환율은 10.3원 오른 1,090.0원에, 코스닥은 22.84포인트 하락한 876.63에 개장했다.  [연합뉴스]
5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38.05포인트 하락한 2,487.34에 개장, 원/달러 환율은 10.3원 오른 1,090.0원에, 코스닥은 22.84포인트 하락한 876.63에 개장했다. [연합뉴스]

두 지수의 하락을 이끈 것은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지난달 30일 이후 나흘 연속 매도 우위를 기록하며, 같은기간 1조 5250억원 규모의 유가증권시장 주식을 내다 팔았다. 특히 코스닥 시장에서는 지난 2일 하루에만 2865억원을 순매도하며 3거래일 연속 일일 순매도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지난 한 주 동안 코스피ㆍ코스닥 시장에서 팔아치운 주식만 약 2조원에 달했다.

외국인을 필두로 한 증시 급락의 배경에는 미국 내 물가상승 전망에 따른 국채금리 급등이 자리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의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2.852%로 뛰어 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발표된 1월 미 고용지표에서 근로자의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이 지난 2009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2.9%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자,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 것이다. 이는 위험자산으로 평가되는 증시 내 자금이탈을 부추겼고, 지난주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전주보다 각각 4.12%, 3.53% 급락했다. 특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3.85% 급락해 2016년 미 대통령 선거 이후 최대 낙폭을 나타냈다.

증시가 주춤하자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자금유입이 위축됐다. 지난주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대표적 ETF인 ‘미래에셋TIGER레버리지’, ‘삼성KODEX레버리지’, ‘한국투자KINDEX레버리지’ 등 세 종목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3236억원에 달했다. 같은기간 코스닥150 지수를 추종하는 10개 ETF 종목(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ETF 제외)에서도 131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그 전주까지만 해도 8653억원의 자금이 코스닥ETF에 유입된 것과 상반되는 흐름이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 하락장을 저가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당분간 상승 추세에서 움직이겠지만, 속도 측면에서는 현 시점이 상반기 중 가장 가파른 국면이 가능성이 높다”며 “금리의 상승속도가 완만해지면 주식시장의 위험자산 선호심리는 다시 회복될 것이기 때문에, 최근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조정을 매수기회로 활용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실제 일부 투자주체는 지난 2일을 기점으로 ETF 시장에서 저가매수에 나서고 있다. 펀드자금을 의미하는 ‘투신’ 계정은 코스닥 지수가 장중 930선을 돌파했던 지난 30일 이후 사흘 연속 코스닥 ETF 시장에서 매도세를 나타냈으나, 지난 2일 ‘사자’로 전환해 710억원어치 저가매수에 나섰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지난 2일 코스닥ETF를 40억원어치 사들이는 한편,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ETF는 순매도했다.

반면, 글로벌 금리가 안정을 찾기 전까지는 당분간 저가매수를 유보해야 한다는 시각도 제시됐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의 경우 최근 산업생산과 수출 등이 연말, 연초, 구정 연휴 등 조업일수 영향으로 변동성이 높고, 물가도 예상치를 밑돌고 있다. 일부에서 국내 채권시장이 글로벌 추세와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기대를 내놓고 있는 이유”라면서도 “그러나 이같은 ‘비동조화’에 대한 기대는 글로벌 금리가 어느 정도 진정된 이후에나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시장이 안정을 찾기 전까지는 저가매수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