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동해 항로를 통해 묵호항으로 들어온 북한 예술단의 특별공연이 8일 오후 8시20분 강릉 아트센터 상임당홀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그들이 어떤 레퍼토리로 공연을 꾸밀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번 공연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견제 속에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공연 내용은 한국내 정부 대북정책 비판 세력은 물론 미국과 일본 아베정권의 심기를 자극하지 말아야 한다. 이 때문에 남북 당사자간 레퍼토리 막후 협상은 2~3주 이어졌다.
북한의 문화예술 공연의 상당부분이 체제를 옹호하기 위한 목적을 내포하기 때문에, 공연내용을 조율하는 일은 정치, 문화, 체육, 사회갈등요인 등을 모두 고려하는 또 하나의 종합예술이다.
북한측 관계자는 레퍼토리에 대해 “공연을 보면 알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다만 그간의 북한측 점검단의 행보로 봐서 정치색을 배제한 순수 예술 내용으로 구성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현송월 단장은 강릉아트센터에 대한 사전 점검 때 무대에 보강을 요구했는데, 탭댄스에 적합한지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주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남과 북, 세계인들이 모두 좋아할 만한 공연을 준비 중임을 시사한다.
연주자와 성악가 이외에 무용수가 포함된 삼지연관현악단은 다양한 장르의 연주곡과 공연이 펼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의 견제가 날로 심해 지면서, 자주 접촉해온 남북 실무협상단은 남북 화합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게 양측이 모두 아는 곡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이우성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정책실장은 “통일 분위기에 맞고, 남북이 잘 아는 민요, 세계명곡 등으로 구성하겠다고 (북측이) 설명을 했다. 이에 우리측도 순수 예술적인 민요나 가곡, 고전음악 등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북한 공연단이 올 때마다 불렀던 ‘반갑습니다’ 노래를 둘러싼 보수계 일각의 논란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노래 1,2절은 문제가 없지만, 3절에 나오는 “해와 별이 좋아 행복이요”라는 대목은 김일성-김정일 부자를 각각 상징한다는 해석이다. 설사 이 노래를 부르더라도 우리 국민도 상당히 친숙한 1절 또는 2절까지 부를 것으로 예상된다.
예술단의 이번 방남 공연은 지난 2002년 8월 서울에서 열린 8·15 민족통일대회 이후 16년만이다. 7일 열린 리허설은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이날 리허설에선 가수 이선희씨의 ‘J에게’ 등 한국 가요와 팝송이 포함됐다는 후문이다. 예술단은 8일 강릉공연을 마친 뒤 오는 11일 국립극장에서 서울공연을 한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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