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공장 폐쇄 둘러싼 힘겨루기 사실상 칼자루는 GM본사 손에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GM 군산공장 전격 폐쇄라는 승부수를 던지면서 GM과 노조, 한국 정부 3자의 힘겨루기가 본격 시작됐다.
칼자루는 선공(先攻)을 시작한 GM이 쥐고 있다. 우리 정부는 떨어지는 칼날을 어떻게 막을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장 종사자의 일자리를 잃게 생긴 노조는 실력행사에 나서는 형국이다.
▶GM “몇 주 내로 나머지 공장 미래도 결정”=14일 한국GM에 따르면 댄 암만 GM 총괄사장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GM 신차 배정 등 투자 집행은 정부의 지원 및 노조의 비용 삭감 동의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한국GM의 부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의 포괄적 지원과 노조의 양보가 전제돼야만 한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댄 암만 총괄사장은 이어 “비용 절감과 이윤 창출을 위한 한국 정부 및 노조와의 대화에 따라 향후 몇주 내(within weeks) 나머지 공장의 미래도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전날 폐쇄를 결정한 군산공장뿐 아니라 현재 잘 돌아가고 있는 부평과 창원공장 등을 포함해 한국GM의 완전 철수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사실상의 최후통첩인 셈이다.
한국GM 측은 “나머지 공장도 몇 주 내 폐쇄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라 신차 배정 등 투자 계획에 따라 나머지 공장의 중장기적 운명도 결정될 것이라는 말”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뒷통수 맞고 발등에 불 우리 정부=애초 정부는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 방한 당시 “선(先) 투자 계획 발표 및 경영개선 노력 후(後) 지원” 원칙을 천명하며 차갑게 돌려보낸 바 있다. GM이 먼저 진정성있는 자구 노력을 보이지 않는다면 나서서 도와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엥글 사장이 한국을 떠난지 단 이틀만에 GM이 군산공장 전격 폐쇄를 결정하자 정부는 마치 뒷통수를 맞은 것 처럼 크게 당황한 모습이다. “투자안을 먼저 갖고 와야 논의할 수 있다”는 여유로운 태도도 이제 사라졌다.
일자리 상실과 지역경제 파탄이라는 결과가 앞으로 더 심각해질 수 있는 만큼 전향적으로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데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인 점도 부담스럽다.
정부는 지난 13일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 합동회의 후 “일자리와 지역경제 등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한국GM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GM측과 지속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한 발 물러난 태도를 보였다.
그렇다고 아무 조건 없이 외국 기업에 ‘혈세’를 들이는 선택을 하기도 어렵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GM에 대한 정부 지원 여부는 GM이 어떤 내용의 신규 투자 계획을 들고 오느냐에 달려있다”고 ‘선 투자, 후 지원’ 입장을 재차 확인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노조는 ‘결사항쟁’ 선언=노조는 GM의 군산공장 폐쇄 결정에 분노하며 ‘결사항쟁’을 벌이겠다는 각오로 맞서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14일 오전 군산공장에서 긴급 확대간부합동회의와 결의대회를 열었다. 군산공장은 물론 부평공장과 창원공장 등 모든 노조 대의원들이 모여 대응 원칙과 향후 전략을 설정하는 자리다.
한국GM 노조 관계자는 “임금을 올려달라는 것도 아니고 신차 배정을 받기 위해 2월부터 임단협에 전향적으로 나섰는데 이럴수가 있느냐”며 “그동안 사측의 행태를 보면 진정성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노조 측은 GM본사 규탄 기자회견은 물론 군산공장에서 천막농성을 벌이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배두헌 기자/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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