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대미통상전략’ 긴급세미나 반도체·車 부품도 피해 불가피 정부·기업·외교역량 총동원 EU·中과 공조·특사파견 검토를 미국이 태양광모듈ㆍ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에 이어 모든 수입산 철강제품에 관세 25%를 부과키로 하면서 향후 미국발(發) 보호무역주의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될 경우 국내 수출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클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통상공세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특성상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인한 타격이 “상당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정부와 기업, 외교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출 손실 68억달러…‘철강’ 피해 가장 클 것= 7일 한국경제연구원 주최로 진행된 ‘대미통상전략 긴급점검 세미나: 미국발 통상위기, 전망과 대응방안’에서는 미국의 통상압력이 반도체ㆍ자동차부품 등 주요 수출품목으로 확대될 경우 향후 5년간 최소 68억달러에 달하는 수출손실이 발생하고, 4만 5000여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최남석 전북대학교 무역학과 교수는 수출 및 일자리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되는 품목은 철강으로, 25% 관세 적용시 수출손실은 24억달러, 일자리손실은 1만 3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수입 철강에 대해 일률적으로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기존에 미 상무부가 제시한 수입 규제안 중 ‘53% 초고율 관세’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면했지만, 글로벌 관세 25%가 적용되더라도 국내 철강산업에 미치는 타격은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세미나에서 최원기 국립외교원 경제통상연구부 교수는 이번 철강 무역보복 조치에 우리나라가 포함된 이유와 관련해 “우리 기업이 값싼 중국산 철강제품을 미국에 들여오는 핵심적 우회수출 통로라는 인식과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배경으로 분석하며 “철강에 대한 강력한 압박을 통해 한미 FTA 재협상을 유리하게 가져가려는 계산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철강에 이어 세탁기와 태양광 전지에 대한 예상 수출손실액은 3억7930만달러(향후 3년), 17억달러(향후 4년)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2월 미국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대형 가정용 세탁기 수입물량에 최대 50%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고, 한국산 태양광모듈에 대해 세이프가드 발동 첫해 수입 초과물량에 대해 30%의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철강 제재에 이어 미국의 통상공세가 우리나라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ㆍ자동차 부품까지 확대될 경우 향후 3년간 각각 3억3400만달러, 19억7400만달러의 수출 손실이 예상되며, 이로 인한 일자리 손실도 2만여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가용수단 총동원 해야”= 이날 세미나 참석자들은 현재 미국의 통상정책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가용수단을 모두 활용해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김종훈 전 의원 역시 미국 내 우호세력 확보와 더불어 국제 여론을 활용해 해결책을 모색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중국, EU 등 거대경제권의 보복 조치가 상호 상승작용을 할 경우 우리 수출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한뒤 “세계무역기구(WTO) 등 분쟁 해결책을 택할 때 같은 입장의 국가들과의 공동 제소로 국제 여론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고, 한미 FTA개정 협상을 미국의 통상 압박을 완화시키는 소화전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전 의원은 우리의 대미 무역과 투자에 직접적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미 업계와 상하원 의원 등을 우호세력으로 확보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원기 교수는 미국 통상 보호주의 대응의 일환으로 ‘통상특사’ 파견을 제안했다. 최 교수는 “우선 WTO 제소 등 확립된 국제통상규범에 입각한 가용수단을 활용해 대응하고, 미 의회 및 통상당국과 전 방위적 통상외교를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미 핵심 통상 담당자와 소통할 수 있는 통상특사 파견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손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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