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차 점점 커질 텐데”…정부 대책에도 지원 꺼려 -“연봉뿐만 아니라 근무환경 등 장기적 대책 필요”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올해로 구직 활동만 3년차인 취업준비생 장수환(29) 씨는 요즘 고민이 깊다. 장 씨는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지면서 올해부터는 중소기업에도 원서를 넣을 생각이다. 그러나 장 씨의 부모님은 근무 환경과 복지를 생각하면 조금 늦더라도 대기업에 입사하는 쪽이 낫다며 그를 말렸다. 장 씨는 “대기업을 오래 다닌 아버지의 말도 일리가 있는 것 같아 중소기업 지원을 다시 생각해보고 있다”며 “업무환경이나 장래성까지 고려하면 오히려 연봉 문제는 다음인 것 같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달 15일 문재인 대통령의 주재로 열린 5차 일자리위원회에서 청년 일자리 종합 대책의 하나로 중소기업에 입사하는 청년들에게 대기업 수준의 임금을 보장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평균 실질임금이 연간 2500만원에 불과한 중소기업에 입사하더라도 정부가 1000만원의 혜택을 제공해 사실상 대기업 평균 연봉인 3800만원 수준에 근접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혜택 폭을 늘리고 연간 120만원에 달하는 교통비와 70만원에 상당하는 주거비 지원책을 포함하면 중소기업 입사자에게 사실상 연간 1035만원 정도를 지원하는 셈이다.
대책이 발표됐지만, 당장 신학기 공채 시즌을 맞아 취업 걱정을 해야 하는 청년들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한 취업 준비생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를 줄이려는 정부의 노력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그러나 취업 후 3년 내에 집중되는 정부 혜택이 끝나고 나서는 다시 구직에 나설 수도 없고, 대기업과 벌어진 임금 격차를 만회할 방법도 없는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실제로 취업준비생들의 걱정처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확대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의 일자리 행정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입사 초기 1000만원 정도 차이 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는 20년 이상 근속할 경우 4000만원까지 격차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속년수에 비례해 임금 격차가 커지기 때문에 정부의 이번 대책이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연봉뿐만 아니라 열악한 근무환경도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지원하는 것을 꺼리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직장인 허모(32) 씨도 중소기업에서 1년여 동안 근무하다 대기업 신입사원에 다시 도전해 지난해 직장을 옮겼다. 허 씨는 “월급은 이전 중소기업에서도 부족하지 않게 받았지만, 폐쇄적 직장 문화와 후진적 근무조건 때문에 오래 일할 수 없었다”며 “무엇보다 미래 비전에 대한 걱정 탓에 중소기업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전문가들도 단기적 임금 지원보다는 장기적 지원책이 더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김대원 노무사는 “중소기업에 입사했다 다시 나오는 청년들도 부지기수인 상황에서 단순히 임금을 지원하는 것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중소기업의 안정성과 근무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종합적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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