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정부, 탄소섬유·융복합소재·안전소재 등 ‘5대 섬유강국’ 재건 나서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한 때 한국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섬유. 1963~87년까지 한국 수출 1위를 차지했으나 이후 저렴한 노동력을 앞세운 중국과 동남아에 밀렸다. 섬유 산업의 메카였던 지역은 쇠락한 경제구역이 됐다.

그랬던 섬유가 새로이 길을 찾았다. 초고강도 범용 탄소섬유, 해양 융·복합소재, 안전보호용 소재 등 첨단섬유로 ‘세계 5대 섬유패션 강국 재진입’의 로드맵을 세웠다.

18일 섬유업계에 따르면, 섬유의 용도는 부자재용부터 의료용까지 모두 12단계에 달한다.

인조피혁, 커튼 등 부자재와 가정용, 레이다 위장막과 방탄소재 등 보호용, 인공혈관과 봉합사, 기저귀까지를 망라하는 의료용 등이다. 항공기 몸체 및 부품에도, 낚시대와 골프채 등 스포츠용품에도 섬유가 들어간다.

이처럼 다양한 용도에 사용되는 첨단 산업용 섬유를 육성하는데 정부가 팔을 걷어붙였다. 정부는 현재 첨단 산업용 섬유의 세계 시장점유율 4%를 2022년까지 1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전북과 대구·경북의 ‘탄소산업클러스터’ 조성에 2022년까지 총 714억원을 투자한다. 탄소융합기술원, 다이텍연구원, 섬유산업연합회, 화학섬유협회와 힘을 합쳐 매년 30명 이상의 석·박사급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등 산업생태계 조성에도 힘쓸 계획이다. 정보통신기술(ICT)과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을 적용한 ‘스마트 의류’ 기술개발, 노후 생산설비 개선과 스마트 공장 도입 등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섬유업계도 신발끈을 조여맨다. 업계는 2022년까지 1조2000억원을 투자하고 727명을 직접 고용하는 등 고부가 산업용 섬유로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데 힘쓰기로 했다. 또 산업용 섬유 육성을 위한 대·중견기업과 중소기업, 관련 연구기관 간 양해각서를 체결, 공동 기술개발과 상생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제품군을 살펴보면 섬유업계의 미래는 긍정적이다. 첨단섬유의 강자 휴비스는 대표 상품이 저융점섬유(LMF)다. LMF는 100~200도의 온도에서 녹는 섬유다. 자동차 트렁크와 천장 등 내장재, 매트리스와 소파 등 가구는 물론 기저귀와 생리대 등 위생용품의 접착제로 쓰이는 친환경 섬유다. 현재 휴비스는 전 세계 LMF 생산량의 40%(연간 30만t)를 차지하는 세계 1위 업체로 전 세계 10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철 무게의 25% 수준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10배 뛰어난 탄소섬유도 업계가 주목하는 대표적인 먹거리다. 효성은 2013년부터 전북 전주에 연산 2000톤 규모의 공장을 건립해 수요처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코오롱 역시 2014년 처음 공개한 자동차용 탄소섬유 복합소재 `컴포지트` 상용화 준비를 마치고 고객사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총알도 뚫지 못하는 아라미드도 섬유업계의 미래다. 코오롱 인더스트리가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개발한 아라미드는 섭시 300도 이상의 고온에서도 견딜 수 있고, 같은 무게의 강철에 비해 강도는 5~7배에 달한다. 2009년 미국 듀폰으로부터 영업비밀 사용중지 소송을 당해 성장이 정체됐으나 2015년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성장세를 시작했다.

이 외에도 효성은 타이어의 내구성과 안전성, 주행성을 좌우하는 핵심 보강재 타이어코드를 생산해 시장점유율 45%로 브릿지스톤, 미쉐린 등 글로벌 10대 타이어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고강력 레이온사와 장섬유 복합방적사 분야에서 세계 1위의 점유율을 자랑하는 삼일방은 산업용 난영 안전복용 원단과 친환경 부직포를 연구 개발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섬유업계 관계자는 “오늘날 섬유패션산업은 스마트 의류, 첨단 산업용 섬유 등과 같이 새로운 기술과 다양한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오아시스”라며 “원천기술에 기반한 연구개발과 그 결과물들에 대한 기관들 간의 공유를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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