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 아카데미 동행전문가 일상 미어캣 설명하고 하마 살피고 전문성 높여줘…취업률 74% 서울시, 일자리 맞춤설계 성과 “미어캣에 대해 궁금한 점 있으세요?”

지난달 26일 오후 2시 찾은 경기 과천시에 있는 서울대공원 동물원. ‘서울대공원’ 글자가 박힌 유니폼을 입은 강승구(26) 씨가 미어캣 우리 안에서 동물 설명회를 여는 중이었다. 10여마리 미어캣이 각각 몇 살이냐는 물음에 여유롭게 대답하자 박수가 쏟아졌다.

그의 일은 미어캣에게 먹이 밀웜을 나눠준 뒤 아프리카관 내 다른 동물들을 보살피는 것으로 이어진다. 하마와 흰오릭스 등이 있는 우리를 각각 찾아 위생 상태를 확인한다. 몸을 절거나 콜록대는 동물이 있는지 살펴보는 일도 필수다. 이런 일을 하다보면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인 근무시간도 훌쩍 지나간다.

전문 사육사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강 씨는 사실 서울시 뉴딜일자리인 ‘쥬(Zoo) 아카데미 동행전문가’ 참여자다.

서울 뉴딜일자리 ‘쥬 아카데미 동행전문가’로 일하는 강승구 씨가 미어캣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왼쪽 사진). 서울 뉴딜일자리 ‘쥬 아카데미 동행전문가’로 일하는 안은혜 씨가 어린이들 상대로 토끼에게 먹이 주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제공=서울동물원]
서울 뉴딜일자리 ‘쥬 아카데미 동행전문가’로 일하는 강승구 씨가 미어캣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왼쪽 사진). 서울 뉴딜일자리 ‘쥬 아카데미 동행전문가’로 일하는 안은혜 씨가 어린이들 상대로 토끼에게 먹이 주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제공=서울동물원]

▶“실제 직원 대우 받고 전문성 쌓아요”=서울 뉴딜일자리가 취업준비생의 전문성을 높여주는 해법으로 뜨고 있다. 서울 뉴딜일자리는 참여자의 업무 능력을 키워 민간일자리 진입을 도와주는 사업이다. 꼭 필요한 일만 하며 ‘맞춤형’ 경험을 쌓는다는 점이 단순 노동만 요구하는 대부분의 공공일자리 사업과의 차이다. ‘쥬 아카데미 동행전문가’는 시가 만든 뉴딜일자리 중 하나로 동물원 내 동물 사육관리,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 일을 한다.

14개월째 활동중인 강 씨는 “잡일 없이 취업할 때 도움되는 일을 근 2년간 하며 경력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며 “인턴이나 아르바이트생이 아닌 실제 직원으로 대우 받고 일한다”고 했다.

쥬 아카데미 동행전문가는 최대 23개월간 서울동물원에 몸 담은 후 주로 사육사와 동물교육자 등에 취업한다. 취업률은 2016년 기준 74.0%에 달한다. 여기에는 기존 공공일자리 사업과는 달리 직업교육이 함께 이뤄진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강 씨는 1주일에 한 번 이상 직원에게 동물원 관리방안을 듣는다. 다른 동물원을 탐방하는 견학 일정도 잡혀있다. 강 씨는 “체계적인 지원으로 전문성을 높여가고 있다”며 “이력서에 쓸 거리를 차곡차곡 쌓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서울 뉴딜일자리 ‘쥬 아카데미 동행전문가’로 일하는 강승구 씨가 미어캣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왼쪽 사진). 서울 뉴딜일자리 ‘쥬 아카데미 동행전문가’로 일하는 안은혜 씨가 어린이들 상대로 토끼에게 먹이 주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제공=서울동물원]
서울 뉴딜일자리 ‘쥬 아카데미 동행전문가’로 일하는 강승구 씨가 미어캣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왼쪽 사진). 서울 뉴딜일자리 ‘쥬 아카데미 동행전문가’로 일하는 안은혜 씨가 어린이들 상대로 토끼에게 먹이 주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제공=서울동물원]

같은 쥬 아카데미 동행전문가로 있는 안은혜(25ㆍ여)씨도 서울시의 지원 아래 경력을 다져가고 있다. 민간 동물원에서 일을 하다 뉴딜일자리로 서울동물원에 온 안 씨는 “이전 동물원은 업무와는 상관없는 일로 야근할 때가 많았다”며 “여기서는 출퇴근 시간을 보장받고 남는 시간에는 개인공부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한지 7개월이 된 안 씨는 직원들의 지원을 받으면서 ‘동물전문가’ 공부에 매진중이다.

▶성과 ‘눈덩이’로 커지는 뉴딜일자리=서울시에 따르면, 뉴딜일자리 참여자의 민간일자리 취업률은 2016년 기준 52.0%다. 2013년 첫 도입 때 8.9%로 시작한 점을 보면 6배 가까이 증가한 값이다. 매년 청년 실업률이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이런 성과는 더욱 의미가 크다.

쥬 아카데미 동행전문가와 함께 취업률이 특히 높은 곳은 서울에너지설계사와 한강축제 청년코디네이터로 각각 65.8%, 63.2% 수준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실내정보 공간구축 기술자, 시민에게 문화 향유 기회를 주는 우리가게 전담예술가 등도 취업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 관계자는 “사회적 분위기에 걸맞는 일을 뉴딜일자리로 설계하는 만큼, 취업률은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딜일자리만의 파격적인 혜택도 취업률을 끌어올리는 데 힘을 싣는 동력이 되고 있다. 뉴딜일자리 참여자의 현장 관리자인 조현숙 뉴딜매니저는 “대부분 참여자는 연 2회씩 전공시험비 지원을 받고, 기업 필기시험에는 유급휴가를 낼 수 있다”며 “기업 면접을 받을 때는 이 또한 교육 일환으로 보고 근무시간에 적용할 때도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참여자와 소통하며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도 지속해서 마련중”이라고 말했다.

이원율 기자/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