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 대비 올 발행액 4兆 육박 발행금리 7%도…이자부담 ‘껑충’ 운용자산 이익률보다 훨씬 높아 교보생명 등은 주주자본 초과도
보험권이 신(新)회계기준인 IFRS17 도입을 대비해 자본확충을 서두르는 가운데, 보험사의 이런 움직임이 ‘양날의 칼’이 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본조달을 통해 쉽게 건전성 지표를 높일 수 있지만, 조달금리가 높아 갈수록 이자부담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주주자본을 초과한 곳도 있어 ‘주식회사’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다.
올해 국내 보험사가 조달했거나 조달 계획이 있는 자본은 약 3조9440억원 규모다. 교보생명이 최대 10억 달러(한와 1조7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키로 했고, 현대해상도 올 3분기 중 5~7억 달러(5400~7500억원)의 영구채 발행에 나설 계획이다. 한화손보도 해외 자본조달을 위해 국제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을 받을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보험권이 자본확충을 서두르는 것은 IFRS17 도입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IFRS17이 도입되면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보험금인 보험부채 산정방식이 원가평가에서 시가평가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현행 지급여력(RBC) 제도에서 시가평가에 따른 리스크 요인을 반영한 새로운 지급여력제도(K-ICS)를 시행할 예정이다. K-ICS가 도입되면 보험부채 증가에 따른 책임준비금도 늘어 보험사들의 자본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정상화에 들어가는 등 향후 시장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커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조달을 서두르는 측면도 있다.
문제는 보험사들이 자본확충이 사실상 고리대라는 점이다. 급하게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다 보니 조달금리는 점점 높아지는데 운용자산 이익률은 이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 국내 보험사들은 보험영업이 아닌 운용자산 이익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보험사가 신종자본증권으로 자본을 확충할수록 수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해외에서 10억 달러 규모의 영구채 발행에 성공한 한화생명은 미국 국채(2.7%) 금리에 가산금리(2%)를 더해 4.7%로 조달했다. 반면 지난해 금융자산 95조4774억원으로 3조6446억원의 이익을 내 3.8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조달금리와 운용수익률 차이가 1%포인트 가까이 나는 셈이다. 심지어 최근 KDB생명이 해외에서 2억 달러 규모로 발행한 영구채 금리는 7.14%나 된다. 이는 KDB생명의 자산운용 수익률(3.3%)보다 2배 이상 높다.
특히 교보생명의 경우 이미 신종자본증권 발행액이 납입자본(자본금+자본잉여금)을 초과하고 있다. 추가조달이 이뤄지면 자본의 75%가 사실상의 차입금이 된다.
김헌수 순천향대 교수는“보험사들이 보유한 기존의 자본이 국제기준에 비해 적어 급하게 새로 (자본을) 확충하다 보니 자산 운용수익률보다 높은 금리로 자본조달을 하고 있다”라며 “자본이 탄탄한 회사와 더 경쟁하기 어려운 상황에 벌어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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