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쇼크로 전날 글로벌 강타 실현 가능성 완화…美·伊증시 반등 전문가 “코스피 저가 매수시점”조언 ‘이탈렉시트(Italexitㆍ이탈리아의 유로존 탈퇴) 공포’가 유럽을 넘어 글로벌 금융시장을 덮쳤다. 코스피지수는 2400선까지 급락했고, 주요 아시아 증시도 줄줄이 내렸다.

다만 이탈렉시트 현실화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조정을 저가매수 기회로 삼아야한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정국혼란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미국과 이탈리아 증시는 곧바로 반등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증시는 이탈리아발 정치불안에 급락을 면치 못했다. 코스피지수는 1.96% 하락했고 일본 닛케이지수와 중국 상하이지수도 각각 1.52%, 2.53% 내렸다.

<이탈리아의 유로존 탈퇴>
<이탈리아의 유로존 탈퇴>

이는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당인 오성운동과 극우동맹당의 연정이 무산되면서 재총선 가능성이 부각된 결과로 풀이된다. 재총선은 유로존 탈퇴에 대한 국민투표 성격을 띌 가능성이 높아 ‘이탈렉시트 공포’가 확산된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탈렉시트의 실현가능성이 낮다고 입을 모으면서, 결과적으로 이탈리아 사태가 국지적 이슈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상현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반EU파인 오성정당이 지난 총선에서 1당이 됐지만, 이탈리아 국민들 사이에서는 EU 탈퇴보다 잔류를 원하는 비율이 높다”면서 “경제적 측면에서도 이탈리아는 EU 도움 없이는 채무불이행(디폴트)에 처할 위험이 높아 섣불리 결정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5년 그리스 역시 반EU파가 집권했으나, 디폴트 압박으로 EU의 긴축요구를 대부분 수용한 바 있다.

이탈리아 정세에 대한 불안감이 하루만에 완화된 점도 긍정적이다. 포퓰리즘과 극우 세력 간 연립정부 구성 논의가 재개되면서 조기총선이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가 커진 까닭이다.

이에 따라 전날 1.58% 급락했던 미국 뉴욕 다우지수는 1.26% 급등했으며, 5일째 내리막을 걸었던 이탈리아 밀라노 FTSE MIB지수는 2.09%나 반등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당장 이탈리아 문제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위기에 빠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 “정치적 불안으로 인한 금리급등은 펀더멘탈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대화로 해결점을 찾으면 단기에 해소될 수 있는 이슈”라고 평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13년 이탈리아와 2015년 그리스 사태에서 보듯이, 과거 정치 불확실성은 유럽 전체증시에 대한 조정으로 확산되지 않았다”면서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증시조정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노 연구원은 “이탈리아 정치 불확실성이 9월 총선 전까지 추가로 악화될 가능성은 작으며, 유로존 펀더멘탈은 최근 들어 개선세다. 즉 유로화는 반등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달러 약세 전환을 의미한다”면서 “코스피는 이미 저가매수 시점에 다다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탈리아의 반 유로 분위기 확산으로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지연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변수로 해석된다.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경우 한국 등 신흥국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6월 12~13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4일 ECB 통화정책 회의가 단기 분수령 역할을 할 것”이라며 “6월 FOMC에서 비둘기파적 코멘트가 나올 경우 달러화 강세가 주춤해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