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대 세계 통상지형 변화
성장률·실업률 경제지표 호조 미국우선주의 정치적 힘실려
미중 확전 경계속 갈등 이어져 한국경제 상당한 영향 끼칠듯 기존 무역 질서를 흔들고 있는 미국의 ‘트럼프식 통상 정책’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미국 내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세운 ‘미국 우선주의’가 자국 내에서 힘을 얻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에 보호주의조치의 확산 등으로 인해 세계 교역이 위축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은 7일 헤럴드경제가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대전환의 시대…한국 경제의 미래’라는 주제로 개최한 ‘2018 헤경氣UP포럼’에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법인세 인하, 대규모 인프라 건설 투자, 화석연료에 대한 규제 완화 등에 힘입어 지금 미국 경제는 성장률, 실업률 등 제반 지표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1세션 첫 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선 김 전 본부장은 “트럼프식 통상 정책을 통한 국내 산업 보호에 대한 미국 내 정치적 평가가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미국에 의한 세계 무역의 기존 질서 흔들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전 본부장은 세계 무역의 기존 질서를 ‘다자간 무역체제(Multilateral Trading System)’라고 정의했다. 1995년 출범한 세계무역기구(WTO)는 관세뿐 아니라 비관세, 서비스 등 무역 제반 분야에 걸쳐 완벽하진 않지만 합의된 Rule에 따른 질서있는 교역을 표방했고, 이같은 ‘Trade by Rule’은 국제협력을 바탕으로 하는 다자간 무역체제 질서를 유지시켜 왔다는 것이다.
김 전 본부장은 이같은 기존 질서가 ‘트럼프식 통상 정책’으로 인해 위협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중심으로 세계 무역 질서를 재편해 ‘대규모 무역적자 개선’과 ‘자국 제조업 부활’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미국 중심 ‘새판 짜기’의 대표적인 조치로 ▷TPP·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 ▷양자무역협정 개정(NAFTA, KORUS) ▷AD(반덤핑)·CVD(상계관세) 증대 ▷한국 브랜드 세탁기, 태양광패널에 대한 SG(세이프가드)조치 ▷무역확장법 232조(국가안보 예외) 발동 등을 꼽았다.
그는 “트럼프식 통상 정책은 다자주의보다는 일방주의, 국제협력보다는 국익 우선, 자유무역보다는 소위 공정무역 내지 호혜무역을 내세운다”며 “대규모 무역적자 개선과 미국 제조업의 부활을 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트럼프식 통상 정책이 세계 무역 질서의 혼란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DDA(도하개발아젠다)의 실패와 각국 정치에서 표출된 반세계화 정서, 때마침 등장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는 세계 무역질서에 큰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며 “다자주의는 암초에 걸렸고, WTO에서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 논의는 개점휴업 상태”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같은 세계 무역 질서의 혼란 속에서 G2로 대변되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양국이 통상 문제를 놓고 봉합과 갈등을 반복하며 상호경계 관계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최근 베이징에서 이뤄진 미ㆍ중 3차 무역협상이 결렬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부과를 철회하지 않았고, 중국은 미국산 제품의 구매 확대와 추가 수입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5일 이후 고율관세를 부과할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목록을 발표할 예정이고, 중국도 ‘대등한 수준의 반격’을 예고한데로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본부장은 “미국과 중국은 확전을 상호 경계하면서 지속적으로 갈등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며 “미·중간 갈등과 분쟁은 우리 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의 수입규제 조치와 이에 대응한 중국, EU등 주요 교역국의 상응조치(품목별 관세인상, 수량규제)가 시행될 경우 우리나라의 대미·대중 수출이 감소하는 것은 물론 세계 무역이 위축될 것”이라며 “이런 흐름에 대한 우리의 대응이 시급히 모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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