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부담 이유 소극적 대응…금융당국, 정부에 직접지원요청

보험사기로 사회적 비용 낭비를 초래하고 있는 가운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뒷짐을 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갈수록 지능화하고 심각해지는 보험사기를 차단하기 위해 경찰청과 공조, 보험사기 적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보험사기 입증이 쉽지 않고, 진료비 부당ㆍ과다 청구 등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 낭비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진료비 청구가 적절한지에 대한 판단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진료비 부당ㆍ과다 청구 여부에 대한 심사를 맡고 있는 심평원은 업무 부담을 이유로 손을 놓고 있다는 게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심평원은 의료기관이 환자를 진료하고 그 진료비를 건강보험법에 인정하는 기준으로 올바르게 청구했는지 확인하고 심사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나일롱 환자 등 보험사기 가능성이 의심되는 자들에 대한 심사를 요청하고 있으나, 심평원이 인력부족 등을 이유로 소극적으로 대하고 있다”며 “이에 보험사기 예방 사업이 진전을 못보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금융당국이 심평원에 적극적인 업무 협조를 요청하고 있으나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건보공단에 심평원의 인력을 확충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건보공단의 핀잔만 들었다고 한다”며 “보험사기 예방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결국 금융당국은 인력 확충을 위해 기획재정부를 찾아 예산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심평원과 건보공단 간 협조가 제대로 이뤄지면 불합리한 비용 낭비를 막을 수 있는데, 다소 아쉬운 면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심평원 내 보험사기 심사전담팀 구성 등 인력보강을 위해 기재부에 지원해줄 것을 건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보험사기 피해 금액은 연간 3조4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보험사기로 1가구당 20만원, 국민 1인당 7만원의 보험료를 추가 부담하고 있는 셈이다.

김양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