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안정적인 삶’이라는 말은 누구에게나 은근한 기대심을 안기는 마법의 단어 같다. 인생의 일정 궤도에 진입하고 나면 어려움 없이 일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안도감은 헤어나오기 힘든 안락한 요람이다. 한데, 누구나 갈망하는 울타리를 벗어나 거친 물살로 나아간 이들이 있어 이목을 끈다. 주목할 만한 변화 속으로 뛰어든 사례들을 소개한다.
배우 이시영(36)씨의 진면목은 의외로 복싱 링 위에서 드러났다. 제7회 전국여자신인아마추어 복싱선수권대회 48kg급 우승, 제42회 서울시장배 아마추어복싱대회 여자 48kg급 우승, 제33회 회장배 전국아마추어복싱대회 여자 48kg급 우승 등 나열하기에도 벅찬 기록이다. 다칠 위험을 감수하는 이유가 무어냐는 주위의 우려에 그녀는 “누구나 주어진 운명을 더 아름답게 바꿀 수 있다”고 답하며, 정체되지 않은 삶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소설가 장강명(43)씨 역시 대표적인 변화의 아이콘이다. 동아일보에서 10년간 기자생활을 했던 장 작가는 '10년 했으니 좀 편해지려나'가 아니라 '언제까지 해야 하나, 곧 데스크가 될 텐데'라고 생각하며 직장을 관뒀다. 누구나 알 만한 직장에서의 오랜 경력을 단번에 뒤로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나 자신의 소설을 통해 그 도전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전업작가가 된 지 5년 만에 5개의 문학상을 휩쓴 장 작가는 현재 세상의 소음과 공백에 귀 기울이는 글을 쓰며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같은 도전의 물살은 개인뿐 아니라 한 기업에서도 일고 있다. 다분야 베스트셀러로 우리에게 익숙한 (주)도서출판 세계사는 최근 ‘세계사컨텐츠그룹’으로의 변화를 감행했다. 수천 년간 현세를 기록하고 증명해온 장본인이 책이라지만 입지가 단단한 분야인 만큼 저자와 텍스트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기에, 보다 확장된 콘텐츠를 찾아나서기 위해서다.
세계사 최윤혁 대표(41)는 강연, 비즈니스, 컨설팅, 영상, 앱, 인테리어 등 전 방위 콘텐츠를 아우르고자 하는 변화의 첫 단추로 ‘오피스 혁명’을 택했다. 숲속 같은 환경에서 최상의 콘텐츠를 만들어내겠다는 포부로 본사 리모델링을 진행한 것. 국내 기업답지 않은 이 같은 행보는 이 기업이 소비자에게 다가가려 하는 일종의 프러포즈와 같다. 이러한 능동성이야말로 빛나는 콘텐츠의 실마리가 아닐까 주목해본다.
변화는 때때로 무모하고 위험해 보인다. 그러나 정해진 항로표지를 넘어 일상의 파랑(波浪)을 감수하는 이들은 중심 잡는 법도 함께 배우기에 조금씩 세상을 바꿔나간다. 설령 길을 따라 가는 것보다 시간이 걸릴지라도, 우리 사회 각 분야에 신선한 자극을 전하고 그로 하여금 다양한 성장 기회를 독려한다면 그것만으로 그들의 역할은 이미 몫을 다했다. 우리가 할 일은 그들이 목표보다 멀리 나아가도록 가만히 응원하는 것일 테다.
yoon469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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