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정부가 2년마다 발간하는 국방백서에서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 문구를 삭제할 것인지에 대해 연말까지 결정하기로 했다.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로 한 판문점 선언 정신을 존중하고 선언을 적극적으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국방백서의 해당 문구를 존치할 지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국방부는 22일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국방백서의 북한군 표현에 대해서는 충분한 검토를 거쳐 12월 (국방백서) 발간시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격년으로 발간되는 국방백서는 2016년판이 최신판이다.
2016 국방백서에는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다”라고 표기돼 있다. 이 문구는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한 2010년 말 이명박 정부 당시 발간된 2010 국방백서에서 처음 등장했다.
지난 4.27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 상호간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지하기로 함에 따라 대외적으로 발간하는 정부의 공식 책자에 북한군을 적으로 규정한 문구를 그대로 두느냐가 정부의 고민거리다. 앞서 판문점 선언 직후 한미 공군 연합훈련이 예정대로 실시되자 북측이 불만을 나타낸 바 있다. 당시 현존 세계 최강 최첨단 스텔스기 F-22가 이례적으로 훈련에 참가하면서 북한이 크게 반발한 것이다.
연말 발간되는 국방백서 문구도 이런 논란을 야기할 소지가 있어 정부 차원의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중지로 북한의 위협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것도 이런 분위기에 일조하고 있다.
2016 국방백서에서는 북한군을 ‘적’으로 명시하면서 ‘위협이 지속되는 한’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현재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고 미국과 비핵화 협상에 나선 것은 국방백서의 단서가 일정 부분 해소된 것으로 평가된다.
과거 사례를 볼 때 ‘적’으로 표기된 문구를 삭제하는 대신 ‘군사적 위협’ 등의 표현으로 대체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참여정부 당시인 2004 국방백서에는 북한의 위협에 대해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 대량살상무기, 군사력의 전방배치 등 직접적 군사위협”으로 표기했다. 2008 국방백서에는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의 개발과 증강, 군사력 전방배치 등은 우리 안보에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이라는 표현이 들어갔다.
앞서 국방부는 1994년 제8차 실무 남북접촉에서 박영수 북측 대표가 ’서울 불바다‘ 발언을 하자, 1995년 국방백서에 ‘북한군은 주적’이라는 표현을 처음 사용해 2000년까지 유지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주적 표현이 쟁점화되면서 2004년 국방백서부터 이를 삭제했고 ’직접적 군사위협‘, ’심각한 위협‘ 등으로 대체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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