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설이 흘러 내린 티티카카 호수(Lake Titicaca)에서 시린 바람이 불어 온다. ‘끼누아(Quinoaㆍ퀴노아)’를 고르는 농부의 차디찬 손 끝에서 삶의 애수(哀愁)가 전해진다. 남아메리카 안데스에 ‘신이 내린 선물’이라고 일컬어지는 고대 곡물 퀴노아는 2000년대 이후 모유를 대체할 수 있을 만한 영양식품으로 알려지면서 가격이 폭등했다. 남미에서 재배된 퀴노아의 90%는 해외로 수출된다. 옛 시인의 말처럼 ‘만년설 바람에 쭉정이는 날아가고 알곡은 쌓여’도 정작 가난한 볼리비아 농부들은 이 곡식을 식탁에 올릴수가 없게 됐다.
1980년대 권위주의 시절 민주 투사이자 저항의 상징이었던 시인 박노해는 민주화 이후 지난 15년간 ‘지구 유랑자’를 자처하며 분쟁과 빈곤 지역의 삶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박노해의 볼리비아 사진전이 종로구 부암동 ‘라카페갤러리’에서 열렸다. 전시는 11월 19일까지.
김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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