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문화가 발달한 나라는 대부분 그 나라를 대표하는 전통주를 보유하고 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각국은 자국의 포도농장에서 생산된 와인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나다. 러시아에는 보드카, 중국에는 백주, 일본에는 사케가 있다.
우리나라에도 뛰어난 전통주가 많다. 물이 귀해 논이 없는 지역적 특성에 따라 쌀보다 차조와 보리를 사용해 빚었다는 제주도의 오메기술과 고소리술, 안동지역 전통소주까지 2000여 가지가 넘는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뛰어난 우리 전통주를 알리고 양조장들을 지원하기 위해 2013년부터 ‘찾아가는 양조장’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매년 지역의 우수 양조장을 선정하여 생산에서 관광ㆍ체험까지 연계된 복합공간으로 고도화하기 위해 환경개선, 체험 프로그램 개발, 홍보 및 맞춤형 컨설팅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금까지 총 34곳의 양조장을 선정, 각 양조장의 특성에 맞는 컨설팅을 통해 품질개선뿐 아니라 지자체와 연계한 프로그램 및 다양한 판로 확대를 통해 양조장의 운영 안정화를 지원하고 있다.
무엇보다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된 양조장들은 매년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다. 1년 사이 방문객이 200% 증가한 양조장이 있는가 하면, 80억이 넘는 연 매출을 달성한 양조장도 있다. 장기적으로 양조장 활성화를 통해 전통주 산업 발전을 도모하는 밑거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 더욱 큰 성과이다. 전문교육기관과 연계한 양조장 컨설팅은 미래의 전통주 인적 자원을 육성하는 주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방문객이 늘면서 양조장들은 기존의 전통적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젊은 세대의 입맛에 맞춘 스파클링 막걸리나 붉은 장미색을 띈 막걸리 등 새로운 제품개발을 통해 전통주 다양화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전통주 통신판매가 확대되면서 기존의 유통방식에서 나아가 다양한 판로를 통해 소비자에게 가까이 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세한 규모에도 불구하고 대형 온라인몰이나 소셜커머스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양조장도 증가하고 있다. 전통주를 통해 국산 원료 사용 확대뿐 아니라 전통 식문화 보존, 나아가 미래 전통주 자원 육성이라는 공익적 가치까지 창출하고 있으니, 찾아가는 양조장의 성과는 단순한 수치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동안 전통주는 ‘높은 연령층에서만 소비하는 술’이라는 인식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전통주의 변화는 현재진행형이다. 전통주의 높은 품질에 양조장들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노력이 더해져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변화하는 양조장과 전통주에 대해 소비자들도 관심을 갖고 한걸음 다가가주기를 바란다.
당장 이번 추석에 가족, 친구와 함께 전국의 찾아가는 양조장에서 전통주의 풍미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 양조 체험, 누룩 빚기, 전통주 시음 등 다양한 이색 체험을 통해 더욱 풍성한 한가위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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