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산업 효과마저 살얼음판 올 2분기 15분기만에 역성장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에 의지해 온 우리 경제에 ‘노란불’이 들어왔다. ICT산업마저 역성장세로 돌아섰다. 반도체가 ‘최후의 보루’로 남게 됐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2분기 반도체, 스마트폰 등 ICT로 대표되는 정보통신산업의 전기 대비 성장률은 -0.6%로 잠정 집계됐다. 마이너스 성장 기록은 2014년 3분기(-3.5%) 이후 15분기 만에 처음이다. 정보통신산업은 작년 3분기 7.0%까지 올랐다가 4분기 2.0%, 올 1분기 1.4% 등으로 하향세다.

ICT산업의 국내총생산(GDP) 기여도는 1분기 0.2%포인트에서 2분기 -0.1%포인트로 하락했다. ICT산업을 빼면 2분기 GDP 성장률이 0.6%에서 0.7%로 오를 수도 있었다는 뜻이다.

수출, 투자에 대해서는 여전히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기여도는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재화수출은 전분기보다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ICT산업의 기여도(0.2%포인트)가 없었다면 사실상 마이너스(-0.1%)다. 재화수출에 대한 ICT산업의 기여도가 1.7%포인트까지 올랐던 1분기에는 수출도 4.5%의 비교적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수출에서 ICT 비중은 무려 31.7%에 이른다.

설비투자도 비슷한 양상이다. ICT산업의 설비투자 기여도가 1분기 0.8%포인트에서 2분기 0.1%포인트로 떨어지자 설비투자 성장률은 2.2%에서 -3.8%로 추락했다. 한은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용 장비를 중심으로 기업의 설비투자가 둔화됐다고 보고 있다.

민간소비의 경우에도 개선세가 0.7%에서 0.3%로 둔화되는 데 ICT부문의 기여도가 0.1%포인트에서 -0.2%포인트로 나빠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향후 ICT산업 전망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핵심인 반도체는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고 스마트폰도 업황 부진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지난해 50% 이상 성장했던 반도체 산업이 올해는 30%대로, 내년에는 10∼20%대로 성장률이 하락할 것”이라면서 “절대적 규모로는 성장세를 이어가되 예전 같은 큰 폭의 성장세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승연 기자/